"넘치는 수요에…" K배터리 핵심 고객들, 유럽·中·日 기업에도 러브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의 핵심 고객사들이 다른 해외 배터리 기업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추세다. 결속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업계는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불가피한 움직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규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럽의 대표 배터리업체 노스볼트는 볼보에 공급하는 배터리셀 생산이 개시됐다고 21일(현지 시각) 밝혔다. 해당 배터리의 구체적인 성능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으나, 볼보의 요구 사항에 맞게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이 가능하게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노스볼트가 납품하는 배터리는 각형이다. 삼성SDI가 주력하는 타입으로 볼보 역시 삼성SDI의 핵심 고객사 중 하나다.
노스볼트와 볼보는 스웨덴에 뿌리를 뒀다. 볼보는 2030년부터 순수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노스볼트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배터리 합작공장 건립도 추진한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볼보는 원통형 도입도 예고했는데, 노스볼트 역시 원통형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의 최대 고객사인 BMW도 유사한 행보를 걷는다. 각형을 고집하던 BMW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에 원통형을 탑재하겠다고 선언한 뒤 CATL, EVE에너지 등 중국계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BMW는 글로벌 6각 원통형 공급 체계를 구축할 예정인데 유럽·중국에 지어질 4개 배터리 공장을 이들 두 회사가 맡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파트너의 '외도'도 눈에 띈다. LG의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는 미국 루시드모터스는 최근 일본 파나소닉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LG와 북미 JV 설립을 약속한 일본 혼다도 CATL로부터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분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SK온의 JV 파트너 포드도 최근 CATL과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일본·중국·유럽 등 K배터리 경쟁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위기라 해석한다. 업계는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한국을 '외면'하면 문제겠지만, 시장 대응을 위한 '불가피한 외도'기 때문에 기존 파트너십과 관계없다는 의미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최근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전기차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루시드모터스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투자계획이 확정되길 고대한다고 알려진다. 혼다·포드 등도 LG·SK와 기존 파트너십 이행에 속도를 낸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은 납품 계약을 체결한 물량을 소화하기도 바쁜 상황"이라면서 "공급량은 한정적인데, 각 완성차 회사들이 필요한 배터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 새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배터리 파트너십은 어느 정도 구축이 완료됐으며, 압도적인 생산량을 자랑하는 CATL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이제 막 공급량 확대를 추진하는 단계"라면서 "한국이 소화 불가능한 물량을 둘러싼 '그들만의 리그'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고객사 외도가 투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K배터리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라면서 "신규 투자가 생산량 확대로 이어지고, 만드는 물량이 곧바로 판매되는 시장이라는 점이 추가 투자를 부추길 것"이라 말했다.
SK온은 21일 2조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을, 한국투자PE 등 재무적 투자자가 8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한국투자PE 등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이와 별개로 5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논의 중이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토대로 직접 투자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선희 팬덤 "이승기, 스승 루머에 방관…후크가 명확히 밝혀라" - 머니투데이
- 김신영 "지인에 금품 요구·협박 시달려"…가해자 檢구속 송치 - 머니투데이
- 마동석 "출연료 못받아 하차 고민"…'하이브' 촬영 중단,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광고료도 빼돌려"…이승기, 후크 권진영 고소 - 머니투데이
- 김구라 "매니저한테 4000만원 車 선물…10년간 일한 사이" - 머니투데이
- '정답 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반대 서명…"모자란 남자" 악플 저격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신생아 10명 사망 16명 중태…인도 대학병원서 일어난 비극 - 머니투데이
- 패배 눈앞에서 대역전극…한국 야구, 4강행 마지막 희망 잡았다 - 머니투데이
- '故송재림과 열애설' 김소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추모글 보니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