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핵심 지표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 밑돌아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중이다. 사진은 LG화학 여수 NCC(나프타 분해 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 악화 영향에 시름하고 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 기업 실적을 가르는 핵심 지표로 올해 3분기(7~9월) 석화 업체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6일 톤당 214.25달러를 기록했다. 전주(톤당 237.5달러) 대비 9.8% 하락이다. 3분기 동안 대부분 80~200달러대를 기록했던 에틸렌 스프레드가 4분기(10~12월)에도 반등하지 못하는 중이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이 톤당 300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에틸렌 스프레드 악화는 세계 최대 석유화학 제품 소비국이자 한국의 핵심 수출국인 중국 경기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관측된다. 지금껏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강한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내수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이달 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했지만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탓에 내수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21일 3101명이 코로나19에 감염, 11일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었다.

국내 석화기업들은 올해 3분기 에틸렌 스프레드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악화됐다.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은 나프타 열분해(NCC) 과정을 통해 생산돼 플라스틱·비닐·건축자재·접착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NCC를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 중 에틸렌이 30~4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익지표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5조4930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91.4% 줄었다. LG화학의 2021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6300억원, 1조87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매출은 4조4419억원에서 5조6829억원으로 27.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83억원에서 영업손실 4239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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