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할수도 없고…" 임대료에 깊어지는 인천공항 입찰 고심

(인천공항=뉴스1) 임세영 기자 =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2.1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 임대료 감면 제도 종료가 다가오면서 면세점 사업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내 예정된 신규 사업자 입찰 흥행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 1터미널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면세점 중 신세계, 현대백화점면세점과 경복궁, 그랜드 등 중소중견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의 새로운 임대료 정책에 시름이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새로운 임대료 정책인 '특별감면제도'를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지원해주던 올해로 임대료 감면 혜택을 2022년 말로 끝내고 2023년 1월부터 고정임대료에서 2019년(코로나19 전) 대비 여객 수요 감소량 50%만큼을 감면해주겠다는 내용이다. 단 여객 수요가 60% 이상 회복할 경우 특별감면은 종료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감면제도를 거부할 경우 임대료를 100% 원상 복구한다.

업계는 현재 여객 수요가 50%까지 회복됐고 곧 60% 이상 회복될 전망이라며 새 임대료 정책은 임대료 원상 복구와 마찬가지 제도라고 본다. 이 경우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대비 매월 100억원 이상을 매달 공항공사에 지불해야 한다. 제 1터미널에서 신세계면세점 DF1·DF5 사업 계약은 내년 7월31일까지다. 현대백화점면세점 DF7 사업은 2025년 8월31일까지 이어진다. 중소중견면세점인 그랜드 관광호텔 DF11은 2023년 9월30일, 엔타스듀티프리는 2025년 8월31일까지 DF12 사업을 하게 된다.

이중 2015년에 공항공사와 임대 계약을 체결한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내년 1월부터 7월까지 새 임대료 정책에 따라 임대료를 지불할 경우 이 기간 동안 1000억원 수준의 임대료를 더 내야 한다. 업계는 이 같은 부담은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면세점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따이공(중국인 대리구매상)의 한국 입국이 여의치 않아 매출 회복은 더딘 상황인데 여기에 임대료를 원래대로 돌리면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면세업계 '고난의 행군'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이 창사 첫 희망퇴직을 진행한 게 단적인 증거다.

그렇다고 현재 사업을 운영하는 면세점들이 임대료 부담에 현재 운영 중인 사업권을 포기하고 위약금을 내기도 쉽지 않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갑자기 방을 빼면 '괘씸죄'로 앞으로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추가로 운영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기존에 운영 중인 면세점은 꼼짝없이 내년부터 급증한 임대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면세점은 공항공사에 임대료 감면 제도 연장을 거듭 요청 중이다.

이런 가운데 공항공사는 다음주 중반 쯤 1터미널·2터미널을 합쳐 총 15개 사업권 입찰을 공고한다. 업계는 임대료 부담이 흥행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본다. 당장 신세계면세점 등은 임대료 부담에 적극적으로 추가 입찰에 나설지 고심중이다. 업계의 소극적인 분위기가 감지되자 공항공사는 기존의 고정임대료 방식이 아닌 '영업요율'을 적용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제도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입찰에 성공할 경우 10년간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어 업계가 입찰을 포기하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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