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못 돌려줘" 집주인 3.7%, 빚내도 보증금 반환 돈 없다

박슬기 기자 2022. 12. 2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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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가격이 10% 하락하면 집주인의 3.7%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든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가격 하락 지속 시 집주인(임대인)은 보유 금융자산 처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전세보증금 차액을 세입자(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일부 집주인은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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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이 10% 떨어지면 집주인의 3.7%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들다는 한은의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뉴스1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가격이 10% 하락하면 집주인의 3.7%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든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가 1.75%에서 3.75%로 2.0%포인트 오르면 취약 차주 연체율이 5.6%에서 7.3%로 1.7%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를 발간했다.

최근 주택시장에선 매매가격 하락과 함께 전세가격도 떨어지는 반면 월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자부담이 급증해 거액의 보증금을 필요로 하는 전세보다 월세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 1~9월 전체 전월세거래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48.2%로 2021년 대비 8.3%포인트 떨어졌다.

전세가격 하락 지속 시 집주인(임대인)은 보유 금융자산 처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전세보증금 차액을 세입자(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일부 집주인은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10% 하락 시 집주인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서 보증금 감소분을 마련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7%는 금융자산 처분과 추가 차입을 통해서도 이를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반환 부족자금 규모는 세대당 평균 3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은은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안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작은 주택이 투자대상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 시 전세보증금 이하로 주택가격이 낮아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오르면 취약 차주 어쩌나


한은은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이 점차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한은이 올 6월말 기준금리가 1.75%에서 2.0%포인트 올라 3.75%까지 인상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 취약 차주의 연체율이 5.6%에서 7.3%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5.7%에서 9.3%로 3.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을 나타내는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도 2021년말 3.52%에서 2022년말 3.7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대는 취약 차주의 어려움을 가중할 뿐 아니라 이들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취약 차주에 대한 선별적인 금융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는 도덕적 해이와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장치를 보완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이연을 최소화해 궁극적으로는 민간 부문이 금리상승과 같은 환경 변화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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