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우려 목소리는 극소수” VS 조응천 “그런 주장이 극소수”

檢 소환 통보에 비명계 “당을 끌어들이는 것이 李 무고함 증명하는데 어려움 줄 수 있어. 냉철하게 판단해야”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의 사법 리스크를 당이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을 통보했다. 향후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친명계와의 갈등으로 비화될 지 주목된다.

22일 뉴스1과 법조계,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 3부는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전날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28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민주당은 당장 검찰의 소환이 유례없는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표 소환을 놓고 당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성남 FC 광고비 사건은 경찰이 3년 넘게 수사하고 지난해에 불송치로 결론을 냈던 사건"이라며 "대장동 사건으로 엮어보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뜻대로 안 되자, 케케묵은 사건을 끄집어내 재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유례없는 검찰의 폭거"라며 "온갖 곳을 들쑤시고 이 잡듯 먼지를 턴다고 무고한 사람에게 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대표와 주변을 향한 검찰 수사에 당이 휘말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다.

최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최측근에 대한 압수수색 때 당 차원에서 검찰의 당사 진입을 저지하고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비명계를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지난달 의원 총회에서는 검찰의 대장동 수사 등에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반박 차원의 설명회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비명계 의원들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우리당의 많은 의원들은 검찰의 정치 탄압, 이 대표 죽이기, 정적 죽이기라고 보고 함께 이겨내야 된다, 똘똘 뭉쳐서 싸워야 된다고 보는 것 같다"며 “(사법 리스크 우려 목소리는)극소수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표적 소신파이자 비명계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서 “김 의원의 그런 주장이 극소수”라며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은 당 지도부를 구성하시는 분들하고, 김 의원 같은 분들, 그리고 조금 더 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집권 후 저렇게 잘 못하고 있는 경우를 잘못 봤는데, 그럼에도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그 이유는 단일대오로 뭉치지 않아서가 아닌, 오히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거푸 패하고도 반성과 혁신을 하지 않고, 비전과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무고하다면, 오히려 당을 끌어들이는 것이 사안을 정치화하고, 더 복잡하게 만들어 무고함을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이 대표 본인이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중진 이상민 의원은 "현재의 사태는 예견하지 못한 뜻밖의 일이 아니고,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며 “저희 당은 '조작 수사다, 기획 수사다, 야당 탄압이다'라고 나갈 수밖에 없을 테고 이것이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어떤 것이 가장 지혜로운지, 정말 냉철하게 계산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제일 당내 불협화음이나 파열음을 최소화하며 정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