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혁명이 프랑스를 자멸로 이끌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의 자살'이라는 자극적 제목만큼이나 "프랑스는 유럽의 병자(病者)다"는 첫 문장도 도발적이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에릭 제무르가 지난 4월 프랑스 대선에서 유력 대통령 후보로 급부상하는 원동력을 제공했던 책이 8년 만에 국내 번역, 출간됐다.
대선을 앞두고 "이민자들과 동성애자들 탓에 프랑스는 자살의 길을 걷고 있다"며 "프랑스 역사상 이렇게까지 국가가 위기에 처한 적은 없다"고 외치며 인기몰이를 했던 제무르의 정치 논리가 이 책에 담겼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자살’이라는 자극적 제목만큼이나 “프랑스는 유럽의 병자(病者)다”는 첫 문장도 도발적이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에릭 제무르가 지난 4월 프랑스 대선에서 유력 대통령 후보로 급부상하는 원동력을 제공했던 책이 8년 만에 국내 번역, 출간됐다.
제무르는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펼친 마리 르펜 국민연합(RN) 전 대표보다 더 오른쪽 편에 선 정치가로 평가받는다. 한때 대선 지지율에서 르펜을 제칠 정도였던 그는 유럽을 흔드는 극우 정서를 대변하는 셈이다. 프랑스의 보수 성향 일간지 르 피가로 기자 출신으로 TV 시사 프로그램 등에서 이슬람 이민자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거침없이 해대며 인기를 모았다. 대선을 앞두고 “이민자들과 동성애자들 탓에 프랑스는 자살의 길을 걷고 있다”며 “프랑스 역사상 이렇게까지 국가가 위기에 처한 적은 없다”고 외치며 인기몰이를 했던 제무르의 정치 논리가 이 책에 담겼다. 출간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무르는 68혁명이 일어나고 1970년 드골 전 대통령이 사망한 후 프랑스가 쇠퇴일로를 걸어왔다면서 좌파가 주장해온 자유, 세계화, 민영화, 이민자 수용, 페미니즘,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등이 어떻게 프랑스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따진다. 하지만 드골 시대에 갇혀 있는 논의는 종종 시대착오적으로 읽히며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19세기에 머물러 있는 듯한 관점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만 유럽 극우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떤 논리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지에 주목하는 독자라면 관심을 끌 만하다. 국내 문제에 단순 대입하긴 어렵지만, 반이민과 민족주의 등의 의제가 향후 국내 정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예감해볼 수 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주 유명식당 사장 살인사건… 2000만 원 받고 ‘청부 살해’
- 박수홍 23세 연하 아내, 뽀뽀 후 '편집' 언급에 "뭐 어때?"
- "푸틴 떨고 있나" 젤렌스키, 마침내 미국 패트리엇 받았다
- 이재명, 검찰 소환 통보에 “내가 그렇게 무서운가”
- [단독] "배상윤 회장의 돈 세탁기였나" CB폭탄 돌리기 피해자의 절규
- 윤 대통령의 길어진 발언... 자신감 반영? 만기친람 전조?
- 민진웅·노수산나, 공개 열애 마침표 "지난해 결별"
- 불도저와 벽화 사이... '갈 지(之)자' 오간 ‘낡은 집’ 정책 20년
- 이일화, 박보검과 열애설에 해명…스캔들 전말은? ('라스')
- 푸틴 한 사람 때문에… 무고한 24만 명이 스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