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 검찰 소환에 무작정 불응하기만 할 건가
검찰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오는 28일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가 “조작”이라며 소환에 응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9월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선 때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는 불응하고 검찰에 서면 진술서만 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6개 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182억여 원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성남시가 2015년 한 기업의 분당구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주고 50억원의 후원금을 성남FC에 내게 한 혐의로 성남시 팀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에 이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대표가 이 사업 추진이 부적법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밀어붙인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 대표 측근 세 명이 대장동 비리 등과 관련해 뇌물, 불법 경선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이 민감한 수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영장을 발부한 것은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관련자들이 돈을 줬다고 시인한 상태다. 검찰 수사가 “조작”이라는 이 대표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대표는 성남FC 사건 외에도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한 것은 누가 봐도 방탄용으로 보였다. 심지어 당대표까지 됐다. 민주당은 기소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당헌까지 고쳤다. 이 대표와 민주당 스스로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방탄막’까지 친 것이다. 이제 검찰 소환까지 무작정 불응하면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 정당임을 자인하게 된다.
이 대표가 떳떳하다면 검찰 조사를 못 받을 이유가 없다. 전직 대통령들도 소환 조사를 받았고, 평범한 국민은 사소한 일로 고소를 당해도 수사 기관에 나가 조사를 받는다. 이 대표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면 조사를 거부하자 “체포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에 응해 소명해야 한다. 물론 검찰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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