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23] 공산당과 太陽
빛 드는 곳과 그늘지는 장소를 지칭하는 대표 한자는 양(陽)과 음(陰)이다. 우리는 흔히 양달과 응달로 부른다. ‘양’의 초기 글자꼴은 햇빛이 어딘가를 내리쬐는 모양이다. ‘음’ 역시 구름이나 지형에 가려 어두운 땅의 모습이다.
중국의 전통적 사유에서 이 음양(陰陽)은 핵심 개념이다. 대립적인 두 가지가 모아져 조화를 이룬다는 논리의 중국 변증적(辨證的) 사고 토대다. 남녀(男女), 강약(强弱), 한서(寒暑), 군신(君臣) 등의 조어가 다 그 맥락이다.
산 남쪽과 물 북쪽을 가리키는 산남수북(山南水北)이라는 성어 표현도 있다. 이 경우는 꼭 ‘양’을 지칭한다. 북반구(北半球)에서는 산의 남쪽과 하천의 북쪽이 양달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강의 북쪽이 양달이라는 주장에는 이론(異論)도 있다.
아무튼 그런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우리 또한 서울에 흐르는 한강(漢江)을 기점으로 그 북쪽을 한양(漢陽)으로 적었던 적이 있다. 지금 중국에도 한수(漢水)의 북쪽 지역을 일컬었던 ‘한양’이라는 지명이 아직 존재한다.
요즘 중국인들은 이 ‘양’이라는 글자를 대단히 꺼린다. 코로나19 면역 반응에서 ‘양성(陽性)’ 판정을 받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봉쇄와 격리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일관했던 중국 당국이 그 방향을 180도 전환하자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어 더 그렇다.
옛 동양에서 ‘양’의 으뜸은 해다. 그래서 해를 ‘크다’ ‘극한’ ‘첫째’라는 뜻의 글자를 붙여 태양(太陽)이라 적었다. 중국을 이끄는 공산당도 곧잘 ‘태양’으로 불린다. 가난하고 헐벗은 중국을 공산당이 구제했다는 논리가 그 뒤를 따른다.
그러나 대책 없이 코로나 정책이 뒤바뀌어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중국인의 ‘양’에 대한 공포와 혐오는 깊어진다. 그에 따라 ‘중국의 태양’이라고 자부했던 집권 공산당의 위상 또한 몹시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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