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 랠리’에도 웃는 종목 있다는데…
연말을 앞두고 증시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산타 랠리(연말 강세장)’가 아닌 ‘사탄(satan·악마) 랠리’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지만, 이 와중에도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들이 있다. 금리 인상으로 수혜를 본 보험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 음식료품이 그 주인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종목들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면 내년 상반기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보험주, 금리 인상 기대로 최근 급등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대표적 업종은 보험주다.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주와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주로 구성된 KRX 보험 지수는 22일 1480.17을 기록해 이달 1일 대비 4.4% 상승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장 초반 7만44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DB손해보험(8.9%), 삼성화재(6.8%), 한화생명(2.6%) 등 대부분 종목이 12월 들어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사들은 금리가 오를 경우 자산운용 부문의 수익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된다. 또 내년도에 새롭게 적용될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이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미래에 보험 판매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가치가 재무제표 계산에 포함되게 돼 자산과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장기적으로 보험주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생명은 업종 대표주로 관심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K팝 열풍 내년에도 지속 전망… 中 리오프닝 수혜도 기대
엔터테인먼트주도 이달 들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22일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전날보다 1.48% 오른 1947.33을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주는 최근 들어 중국이 본격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장 초반 6만8200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JYP엔터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2%, 연초와 비교하면 34.5% 뛰었다. 최근 방탄소년단 멤버의 군입대 소식으로 화제가 됐던 하이브도 이달 들어서만 15.8% 상승하며 17만5000원이 됐다. CJ ENM(28.4%), YG엔터테인먼트(+5.7%) 등도 12월 큰 폭으로 올랐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확대된 글로벌 팬덤 수혜가 콘서트 재개를 계기로 나타나고 앨범 판매량 증가를 통해 아이돌 팬덤의 로열티가 어느 때보다 강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23년은 확대된 글로벌 팬덤을 본격 수익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견조한 음식료품
음식료 업종에서도 지난 21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이 여럿 나왔다. 오리온은 장중 전날 대비 7% 이상 급등한 12만8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농심(35만5500원), 삼양식품(13만2000원) 등이 모두 신고가를 썼다. 이 종목들은 22일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며 다소 하락했지만 12월 들어서만 10% 안팎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5.12%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음식료품 종목의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1일 오리온의 목표가를 13만 5000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DS투자증권(14만원→16만원)과 SK증권(12만5000원→14만5000원) 등도 목표가를 높였다. SK증권은 농심의 목표가를 38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최선호 종목으로 농심과 오리온을, 차선호주로 롯데 칠성을 제시하면서 “2023년 디스인플레이션이 예상됨에 따라, 가격 상승을 통한 성장보다는 물량으로 성장하는 음식료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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