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을 위한 인권경영의 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0년대 미국 매거진 '라이프'에 파키스탄 12세 소년의 축구공을 꿰매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나이키는 아동노동을 착취해 제품을 만든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또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한국협회 인권실무그룹 활동을 통해 공단의 인권경영 및 구제절차 메커니즘 등을 공유했으며, 11월에는 법무부 주최 '기업과 인권' 세미나에서 공단의 우수한 인권경영 프로그램과 인권영향평가 제도를 우수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미국 매거진 ‘라이프’에 파키스탄 12세 소년의 축구공을 꿰매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나이키는 아동노동을 착취해 제품을 만든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대한항공 남양유업 미스터피자 등 잘나가던 기업들이 대리점 갑질, 오너일가의 직원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했다.
2011년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채택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은 다국적 기업들의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책임경영을 위한 기업실사 지침’도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이런 과정에서 EU의 공급망 실사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다.
EU의 ‘기업지속가능성 실사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전반에서 인권 환경 거버넌스에 관한 실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기업의 이사들이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에서 의사결정할 때 관련 사항을 중요하게 다루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이 유럽의회에서 통과되면 2년 후 EU 내 국가는 의무적으로 국내법에 반영하여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영활동에 ‘근로자의 인권’과 ‘환경강화’는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도 실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부 유럽국가는 이미 기업과 인권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인권 실사 법안을 추진 중이거나 법제화하여 시행 중에 있다. 독일은 2021년 ‘공급망 내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기업실사에 관한 법률’을 통해 내년부터 독일 내 기업 중 상시 노동자 30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인권실사 의무를 이행하고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ESG 경영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법무부에서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인권을 존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과 인권 길라잡이’를 발간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인권경영 보고 및 평가지침’을 권고하는 등 UN이 정한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을 이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도 2022년 인권경영 전략방향 중 하나로 인권경영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인권경영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공단의 인권경영 체제와 구제절차, 인권영향평가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공시했다. 또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한국협회 인권실무그룹 활동을 통해 공단의 인권경영 및 구제절차 메커니즘 등을 공유했으며, 11월에는 법무부 주최 ‘기업과 인권’ 세미나에서 공단의 우수한 인권경영 프로그램과 인권영향평가 제도를 우수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인권논란에 휩싸인 국내외 기업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권침해 행위는 단순히 기업 이미지 실추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인권경영’은 EU의 공급망실사법에 대한 대응방침으로서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을 위한 핵심 경영전략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