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싹쓸이 한국, LPG선도 야금야금… 조선업 내년도 초호황
삼성중공업은 22일 아시아 지역 선주(船主)로부터 약 2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2027년 8월까지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바다 위에서 심해의 가스를 뽑아 LNG(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부유식 액화 플랜트(FLNG)이다. 이 회사가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LNG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LNG 운반선에 이어 가스 생산 설비인 해양플랜트 주문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국내 조선업계가 내년에도 견고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올해까지 이어진 컨테이너선·LNG 운반선 수주는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대신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금융 위기부터 시작된 조선업 장기 불황이 코로나 사태와 함께 끝나고 일감도 다양해지면서 조선업계가 초호황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도 일단락됐기 때문에 오랜만에 한국 조선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3사 올 수주목표 초과 달성 LNG선에 이어 LPG선 수주 증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2일 오만 선사와 LNG 운반선 2척을 6500억원에 수주하면서 올해 총 197척, 수주 목표액의 137.3%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목표액의 117%, 107%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넘었다. 11월까지 한국 조선사들은 1575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수)를 수주해 세계 시장 점유율 40.3%를 차지하면서 중국(47.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수주 물량에선 앞섰지만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해 수익성은 훨씬 높다.
조선업계는 내년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수주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선업계 한 임원은 “코로나 이후 해상 물동량 폭증으로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컨테이너선을 주문해 이젠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경기도 침체기로 접어든 상황이라 추가 발주는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LPG 수요가 늘고 있어 LPG 운반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LPG는 LNG와 섞어 태울 수 있어 겨울철 LNG 수입을 줄일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LPG 수송량은 내년 1억2100만t으로 올해보다 3%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올해 국내 조선 3사는 LPG운반선 16척을 수주했다.
여기에 베트남·캐나다·카타르에서 올해 말과 내년 초 해양플랜트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도 시작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수주 소식이 이어질 수 있다.
◇내년 실적도 개선 전망···일손 부족은 과제
조선 3사 실적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선박 수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데는 2년 이상 걸리는 조선업 특성상 코로나 이후 제값을 받고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잡히는 내년부터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내년에는 영업이익 9303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내년에 각각 2365억원, 11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전망한다.
그러나 쏟아지는 일감을 제때 처리하기 위해서는 만성적인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내년 조선업 생산 인력이 수요보다 1만100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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