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가 서로 헤어질 결심, 시장급변 대응을”
“아프리카·남미 등 개척하자… 반도체, 골 깊지만 오래 안갈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해 “모든 나라가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며 “이러한 시장 변화가 가장 큰 위기”라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영화 제목 ‘헤어질 결심’에 비유해 5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하나였던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다 보니 ‘내 것’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나 변화의 파고가 크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쪼개진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 보고 있지 않았던 시장까지 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프리카, 남미 등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이 적은 지역을 예로 들었다. 다만 “솔직히 우리 기업은 웬만한 다른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쫓아가겠지만 문제는 내부”라며 “내부에서 통일성을 갖고 한 몸이 돼서 움직이면 유연하게 잘 대처하는 것이고 박자가 안 맞으면 자꾸 불협화음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걱정이죠”라며 짧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업계 전체적으로 안 좋아진 게 걱정”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업 앤 다운(Up & Down)이 있었고, 많이 나빠지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반도체 호황이 워낙 좋았다 보니 골이 깊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래 갈 일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최 회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환경에서 ‘우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두고 “신뢰 관계를 통한 우군 확보가 중요하다”며 “올해만 3~4번 미국을 갔고, 갈 때마다 워싱턴을 가서 누군가를 만나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회사의 총수나 사장들이 이 문제를 위해 다 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 G2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본과의 관계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추워진 상황(불황)이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상태가 될 수 있다”며 “G2 갈등이 심해지면 주변 국가들이 서로 결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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