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사람 중심 ‘디지털 치료기기’ 만들어야

2022. 12.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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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디지털 기기와 일상을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승인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없으나, 총 25건이 임상시험 계획 승인이 난 상태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첨단기술이 적용되어 차갑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실상은 인간을 위한 편리한 치료제이며 우리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치료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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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디지털 기기와 일상을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핑부터 업무, 학습, 여행 등 우리 삶의 전반에 걸친 것들이 디지털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사회의 디지털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최근 의료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무엇이기에 선진국들이 나서는 걸까.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할 수 있다. 2017년 미국의 약물중독 치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리셋’(reSET)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현재 금연 치료용 ‘클리코틴’, ‘큐어앱’, 아편중독 치료용 ‘리셋-O’, 공황장애 치료용 ‘프리스피리’, 뇌전증(간질) 관리용 ‘엡시’, 당뇨 환자를 위한 ‘인슐리아’, 당뇨 관리 플랫폼 ‘블루스타’,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개선용 게임 ‘인데버 Rx’ 등 많은 제품이 FDA 승인을 받고 치료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승인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없으나, 총 25건이 임상시험 계획 승인이 난 상태다. 외국과 비교해서 출발이 늦은 점이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선제적 임상 및 제품화 지원과 관련 부처의 협력 등 많은 지원으로 상당히 빠르게 개발과 제품화가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웹에서 프로그램을 설치하기만 하면 접근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 가능한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환자가 매번 병원에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 시공간적 제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셋째, 체내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이 아니므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작고, 행동 중재 중심 치료로 생활습관이나 행동을 개선하는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넷째, 신약 개발과 비교하여 개발 기간이나 비용이 적게 든다.

이런 디지털 치료기기의 장점은 디지털 기술을 따뜻한 기술로 만들 수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고령화, 도시 집중화와 소외계층의 의료 접근성 등 사회문제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드러내고 치료받기 어려운 정신·심리적 아픔에 대해서도 소통 역할을 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첨단기술이 적용되어 차갑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실상은 인간을 위한 편리한 치료제이며 우리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치료제이다. 차갑게만 느껴지는 혁신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책으로 활용하고 사람 중심의 따뜻한 기술로 만들어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기술을 활용하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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