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띠’ 대신 “말로 합시다”…MZ 노조 후보 주목 [금융 라운지]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2. 12. 22. 23: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에 열렸던 KB국민은행 총파업 전야제 [사진출처 = 연합뉴스]
KB국민은행이 새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후보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은행권에서 초강성으로 통하는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를 모두 MZ세대로 구성한 후보가 출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후보는 총 5명이었는데 최근 3명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기호1번 강윤성 노조위원장 후보가 1983년생인데, 수석부위원장과 부위원장 후보 5명이 모두 1980~1986년생이다. 기호2번 정덕봉 노조위원장 후보는 1968년생, 기호3번 문훈주 노조위원장 후보는 1970년생이다.

공약도 사뭇 다르다. MZ세대 후보는 직원과 경영진 성과급 지급률 연동, 노사상설협의체 구성, 노사 공동워크숍 정기적 진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고, ‘빨간 머리띠’ 투쟁 대신 회사와 합리적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MZ세대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임금피크제도 개선, 정년 연장, 주 4.5일(36시간) 근무제 도입, 은행 영업시간 단축을 공약하며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공약’들이다.

사실 KB국민은행은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 지난 2019년 새해벽두부터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어 19년만에 전 직원 1만7000명 가운데 30%에 달하는 5500명(노조추산 약 9000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강행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권에서는 “MZ세대 후보가 당선된다면 투쟁보다 실용적 노선을 중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노사 문화가 생기지 않겠냐”, “50대 후보가 당선되면 사측을 견제하기 위해 강성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는 23일 예정돼 있다. 요즘 20~30대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뉴 페이스’ 인 MZ세대 후보가 얼마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은행권 관계자는 “후보들간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