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삼성 낸드가격 왜 올랐지?”…미중 고래싸움에 반사익 기대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2. 12. 2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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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D 낸드플래시 10% 인상
美, 중국 YMTC 제재로
반사이익 얻는 국내 업체
기술력 격차 벌릴 기회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캠퍼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업 제재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미 제재로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글로벌 확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22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이뤄진 3D(3차원) 낸드 계약에서 가격을 최대 10%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최근 YMTC를 포함한 중국 기업 36곳을 수출통제명단에 추가했다. 지난해 10월 미 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두 달 만이다. 미국 제재로 YMTC는 미국 기업에서 낸드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을 받지 못하게 됐다.

YMTC는 전폭적인 중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2016년 설립 이후 4년 만인 2020년 128단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232단 낸드를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낸드는 최소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리는 게 기술력의 척도다. 선두주자와의 기술격차를 좁히던 YMTC는 2020년 0.8%였던 낸드 시장 점유율을 올해 2분기 3.4%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 제재로 YMTC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도 YMTC 낸드 비트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8% 증가에서 7% 하락으로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최악의 경우 YMTC가 3D 낸드 시장에서 전면 철수하고 2D 낸드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미 제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경우 일정 부분 수혜가 예상된다. YMTC가 공급하던 물량이 국내 기업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애플은 지난 10월 YMTC에서 낸드를 공급받기로 한 계약을 철회한 뒤 이 물량을 삼성전자에 맡겼다.

업계에선 중국의 기술 추격을 막고 기술력 격차를 다시 벌릴 기회로도 보고 있다. 낸드는 기술력 난이도가 D램보다 낮아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에서 YMTC의 점유율이 그렇게 크지 않아 설사 사업을 접는다 해도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반도체 굴기’ 이후에 YMTC를 통해 낸드에서 성과를 냈는데 이를 견제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낸드 시장에서 ‘1위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점유율은 31.4%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고 용량인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하는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낸드 시장에서 2위는 일본 키옥시아(20.6%), 3위는 SK하이닉스(18.5%)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 이상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기 속에 YMTC 상황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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