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내 집 앞 눈 치우기’…문제는 사고 책임
[KBS 강릉] [앵커]
강원도 내 산간마을은 해마다 겨울만 되면 눈에 파묻히곤 합니다.
눈이 워낙 많이 내리다 보니 주민들이 직접 제설작업을 하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이러다 사고가 나면, 그 책임까지 주민들이 떠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얀 눈으로 뒤덮인 강원도 평창의 한 마을입니다.
이번 겨울에 쌓인 눈만 수십 센티미터에 이릅니다.
하지만 큰 도로는 이미 깨끗하게 치워져 있습니다.
마을 안길에서도 눈 치우기가 한창입니다.
커다란 트랙터가 제설기를 달고 길을 냅니다.
부착형 제설장비가 달려있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농한기 사용하지 않는 트랙터를 이용해서 마을안길 등 제설 작업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눈은 워낙 많이 오는데, 군청의 제설장비와 인력은 부족하다보니 마을 안길 제설은 주민들이 직접 담당합니다.
제설기는 농민들의 농기계입니다.
[김창동/평창군 용평면/제설 당번 주민 : "경사가 심한 데는, 내려 탈 때는 좀 넘어 갈까 봐 위험성도 있고 불안하기도 하고. 또, 넘어가게 되면 트랙터도 고가다 보니까…."]
문제는 사고가 났을 때입니다.
큰 농기계는 가격이 억 대에 달하는데,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건 보통 몇천만 원 정도뿐입니다.
실제로 지난달(11월) 이 마을에서 농기계 사고가 났을 때, 보험 처리 과정에서 농민이 수천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남규/평창군 용평면/트랙터 전복 사고 주민 : "자부담도 한 2,000만 원 물어낼 계산도 하니까 지금 눈도 캄캄하고 엄청 진짜로 힘든 그런 실정입니다."]
제설은 공익사업인 만큼 부담을 줄여달라고 호소합니다.
[최원종/평창군 용평면 용전리 이장 : "제설 작업하다가도 트랙터가 고장이 나고, 사실 이거 뭐 기름값도 안 나오는 제설작업이고 하다 보니까. 한 번 고장 나면 기본이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씩 나온다는 거죠."]
평창군은 주민들의 제설 작업 사고에 대한 지원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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