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가 野대표에 “건방진 놈” 욕해도…국민은 박수 친 뉴질랜드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2. 12. 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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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록 사본 8천만원에 경매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
저신다 아던 총리 [AFP = 연합뉴스]
현직 총리가 야당 대표에게 욕설을 했는데 그 말을 담은 속기록이 고가에 팔렸다. 당사자인 총리와 야당 대표는 그 속기록에 흔쾌하게 사인을 해줬다. 뉴질랜드 얘기다.

뉴질랜드 매체들은 22일 저신다 아던 총리가 데이비드 시모어 액트당 대표에게 ‘건방진 놈’이라고 혼잣말처럼 한 발언을 담은 의회 속기록 사본이 뉴질랜드 전립선암 재단을 위한 트레이드미 온라인 경매에서 10만100달러(약 8000만 원)에 팔렸다고 전했다.

문제의 욕설이 포함된 속기록 사본에는 아던 총리와 시모어 대표의 서명이 담겨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3일 의회 대정부 질의 때 나왔다.

시모어 대표와 열띤 질의응답을 벌이던 아던 총리가 자리에 앉으면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옆에 앉아 있던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에게 ‘건방진 놈’이라고 내뱉은 게 의회 속기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아던 총리는 파문이 커지자 이튿날 의회 발언에서 다시는 그런 발언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시모어 대표도 이를 흔쾌히 수용했다.

두 사람은 한 발 더 나가 욕설이 담긴 의회 속기록 사본을 연말 전립선암 재단 자선 경매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정치적 라이벌이 한팀이 되어 자선활동을 벌인다는 소식에 현지 언론들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모어 대표는 “지난주 의회 기자실 파티 때 저신다에게 이번 일을 제의했는데 그가 그 자리에서 수락해 곧바로 일이 추진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낙찰가에 대해 “이 정도일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의회의 낡은 마이크 때문에 생긴 실수가 전립선암 재단에 많은 돈을 가져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경매의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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