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추모공간 지켜온 자율봉사단 해산..."잊지 않을게요"
[앵커]
이태원 참사 현장의 추모 공간을 자발적으로 관리해온 시민 자율봉사단이 참사 55일 만인 오늘(22일) 공식 해산했습니다.
돌아가며 현장을 지켜온 자원봉사자들은 유가족과 상인들에게 응원을 전하며 참사의 아픔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바로 다음 날부터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엔 자연스럽게 추모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지금까지 15만여 명이 찾아와 조문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추모 물품이 손상되고, 인근 상권이 침체의 늪에 빠질까 우려한 유가족들이 재단장을 결정하면서 일단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가득 쌓여있던 국화꽃과 추모 물품들도 지금은 이렇게 모두 치워져 있습니다. 유가족 협의회가 임시로 옮겨둔 상태인데, 영구 보존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50일 넘게 비가 오면 비닐로 덮고, 바람이 불면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하며 이곳을 지켜온 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시민들로 구성된 자율봉사단.
이제 주어진 책무를 다했다며 공식 해산을 선언했습니다.
[강바다(가명) / 자율봉사단장 :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반드시 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10·29를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모든 이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하여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비극의 한가운데에서 함께 슬퍼하고 아픔을 나눈 만큼, 희생자 유족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봉사단원 : 제 자식이라 생각하고, 그 아픈 마음을 생각하며 (봉사)했던 거 같아요. 아무 말도 못 하고 꼭 껴안아 드렸는데 그분이 굉장히 푸근해 하시면서, 힘내라고 하니까 고맙다며 계속 절을 하셨어요.]
추모 공간을 인계받은 유가족들은 주변을 기억과 애도의 공간으로 새로 꾸미기로 하고 이태원 상인회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추모 물품의 손상이 심해지는 점을 고려해, 서울시와 보존 방법도 협의할 계획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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