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팥죽 함께 나눠요"...고물가·후원 감소는 '걱정'
[앵커]
1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를 맞아 따뜻한 팥죽을 직접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도 있지만, 고물가에 후원까지 줄면서 취약계층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붉은 팥을 곱게 갈아 만든 앙금을 커다란 솥에 넣어 팔팔 끓입니다.
앙금이 골고루 섞이도록 휘휘 젓고, 쫀득쫀득한 새알심까지 넣으면 먹음직스러운 팥죽이 완성됩니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을 맞아, 이웃과 팥죽을 나누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천인자 / 대한적십자사 송파지구 회장 : 많이 힘들지만 저희가 십여 년을 해온 봉사이기 때문에 안 할 수가 없었고 또 기다리는 어려운 분들이 계세요.]
정성스레 쑨 팥죽은 차상위계층 150가구에 전달됐습니다.
손자들과 함께 사는 노부부는 평소 만들어 먹기 어려운 팥죽을 받은 데 감동하며, 연신 고마움을 전합니다.
[도옥분 / 서울 오금동 : 나는 진짜 고맙게 생각해요. 솔직히 누가 이렇게 남을 갖다 줘요. 평소에 작은 손자하고 나는 (팥죽을) 제일 좋아해요.]
동지가 지나면 밝은 낮도 점점 길어지겠지만, 취약계층에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기만 합니다.
먼저, 지난 여덟 달 사이 무려 40% 가까이 오른 난방과 온수 요금이 큰 부담입니다.
상대적으로 싼 등유와 연탄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서, 이불에만 의지해 추위를 막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기부와 후원의 온기는 식어가고 있습니다.
끝이 안 보이는 불황 속에 다른 이를 보듬을 여유도 사라지는 겁니다.
[최 홍 / 다일복지재단 사무총장 : 지난해에 (방한 외투를) 한 2천5백 벌 나눠드렸는데 올해는 한 2천 벌 정도. 500벌 정도 적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물가 여파로 모두가 팍팍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작은 것도 함께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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