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커들, 뉴욕 공항 택시 대기 순번까지 정했다

최아리 기자 2022. 12. 2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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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러씩 받고 시스템 조작
미국 뉴욕의 택시들이 맨해튼의 한 호텔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 해커들이 미국 뉴욕의 공항 택시 대기 순서를 조작해 돈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적인 대기업, 병원 등을 상대로 한 랜섬웨어 공격으로 거액을 챙기는 전형적인 해커 수법을 넘어 서민들의 일상에까지 깊게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 연방지검이 퀸스에 거주하는 40대 미국인 2명을 해킹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택시 새치기’에 참여할 기사들을 모집한 뒤 이들로부터 돈을 받아 러시아 해커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 해커들은 지난 2019년 뉴욕 JFK공항의 택시 배차 시스템을 해킹했다. JFK공항에서는 택시들이 공항 북쪽 지정 장소에서 대기하다 배차 시스템에 따라 순번이 되면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비수기일 경우 보통 2~3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해커들은 시스템을 조작해 특정 기사들의 순서를 앞당겼다. 대가는 10달러(약 1만3000원)였다. JFK공항에서 맨해튼까지 택시비가 보통 80달러(약 10만4000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택시 기사에게도 남는 장사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으로 해커에 돈을 지불하고 새치기를 한 택시는 하루 최대 1000대에 달했다. 이번에 기소된 피고인들이 2019년 이후 러시아 해커에 송금한 액수는 최소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라고 검찰은 밝혔다.

러시아 해커들은 그동안 세계적인 대기업과 의료기관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작년에는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같은 해 세계 최대 정육업체인 브라질 JBS 미국 자회사도 러시아 해커들 공격으로 일부 작업장과 공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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