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올해의 뉴스]② 힘겨웠던 올 한해…반인륜 범죄 잇따라
[KBS 부산] [앵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 한해가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에다 경기침체까지 어느 때보다 힘겨웠던 올해, 부산에서는 가족, 이웃을 상대로 한 반인륜적 범죄가 잇따랐습니다.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을, 김영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엄마의 품에 안겨 응급실로 들어오는 4살 아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검의는 폭행에 영양결핍 등이 더해져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2년 전, 아빠의 폭행을 피해 경북 칠곡군에서 부산으로 엄마와 함께 사는 곳을 옮겼지만, 이번엔 엄마의 폭행이 이어진 겁니다.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던 아이 엄마가 자식을 죽인 가해자가 돼, 폭력 피해는 대물림됐습니다.
지난 5월에는 40대 남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오빠와 여동생이 함께 타고 있던 차량이 바다로 빠졌고, 오빠만 목숨을 건졌습니다.
차는 이곳에서 천천히 굴러 바다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처음엔 운전 미숙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과정에서 보험금을 노린 친족간 살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던 지난 6월, 경남 김해시의 한 도로에 세워둔 차 안에서 오빠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또 범행을 도운 혐의로 내연녀는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엽기적인 보험 사기는 일가족의 목숨을 모두 앗아가는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 부산진구의 한 빌라에서는 40대 엄마와 1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사건 초기,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경찰은 피해자에게서 약물 성분이 검출되는 등 타살 정황이 드러나자, 근처에 살던 이웃 주민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여 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가족, 이웃을 향한 반인륜적 범죄가 잇따른 한해, 우리 사회 공동체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종오/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가족이나 이웃 간) 유대감이나 이런 것들은 최근에 많이 좀 더 약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경기침체 등으로) 갈등 상황이 좀 더 지속하거나 증폭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볼 수 있죠."]
전문가들은 반인륜적 범죄를 막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뿐 아니라 범죄로 내몰리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함께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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