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내조’ 하겠다던 김 여사… 캄보디아 심장병 아동 만나고 쪽방촌도 방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가 공개행보에 나서면서 국민들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앞서 김 여사의 행보는 취재 기자의 현장 배석 없이 대통령실이 발언과 사진 등을 기자단에게 전달하는 전속 취재로 전해졌다.
이에 김 여사를 둘러싼 일부 활동이 논란이 되자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는데 특히 대통령실이 선 일정 후 공개 방식을 고수하자 야당에서는 기획된 미담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22일 쪽방촌 방문에서는 출입기자단까지 대동하며 공개 행보를 해 ‘기획 미담’ 의혹을 잠재웠다.
이보다 앞선 21일 김 여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군을 만나 격려했다. 이 자리는 기자들이 함께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군을 만나 격려했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달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소년 집에 방문했는데 다음날 병원을 다시 찾아가 치료 방안을 의료진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캄보디아 소년의 국내 치료는 이미 확정됐던 것으로 밝혀져 ‘숟가락 얹기 논란’이 일었다.
특히 김 여사가 아픈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속 모습을 두고 ‘빈곤 포르노’ 의혹이 제기 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반면 이 부대변인에 따르면 김 여사는 로타군을 처음 만난 뒤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로타군과 만난 자리에서 “다시 걷고 뛸 만큼 회복한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 건강을 되찾아 만나자는 약속이 결국 이뤄졌다”며 “절망의 순간이 오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 역시 로타의 회복 소식에 매우 기뻐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로타 군은 “여사님은 저의 은인”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여사는 의료진에게도 “기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나라와 캄보디아뿐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큰 희망을 주셨다”며 감사를 표했고, 의료진은 “걷는 것조차 어려웠던 로타가 스스로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이 부대변인은 전했다.
22일에는 서울 남대문 쪽방촌을 찾아 주민들에게 식료품 등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경호 문제상 소수의 출입 기자가 기자단을 대표해 취재한 내용을 공유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구세군이 주관하고 사단법인 굿피플인터내셔널에서 후원하는 ‘이웃과 함께하는 2022 찾아가는 성탄절, 희망박스 나눔’ 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행사 인사말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를 실천해온 종교계와 관련 단체에 감사를 표하면서 “우리의 작은 실천이 우리 사회를 희망으로 채우고, 그 온기가 구석구석 스며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연시에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우리 이웃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 더 많은 분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 댁을 방문해 식료품 등이 담긴 ‘희망박스’를 직접 전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따뜻하고 덜 불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하게 정부와 지역사회의 지원을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어르신은 김 여사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편 김 여사의 단독 일정에 기자단이 동행한 것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당시 외부 일정 이후로 처음이다.
당시 김건희 여사가 연일 공개행보에서 논란을 빚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 역시 커졌다.
이에 ‘조용한 내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5월 3~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여사의 대외 행보를 무려 66.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 홈페이지에서 확인)
당시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의 행보와 관련해 ‘조용히 내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답한 여론이 66.4%인 데 비해 ‘기존 영부인처럼 적극적인 영부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답한 여론은 24.2%에 불과했다.
김 여사의 대외 행보를 압도적으로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이후 김 여사는 선 일정 후 공개 방식을 최근까지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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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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