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최후 보루 ‘세종 중앙공원 2단계’…어떻게?
[KBS 대전] [앵커]
천연기념물인 큰고니가 무리를 지어 날아들고, 멸종위기종인 어린 뜸부기가 서식하는 이곳은 세종시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중앙공원 2단계 부지, 장남들입니다.
세종시가 급속도로 개발되면서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을 어떻게 보전하고 계획해야 할지 고심이 깊은데요.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대안은 없는지 박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큰고니가 유유자적 거닐며 나락을 먹고, 희귀 철새들이 날개를 접고 쉬는 이곳.
정부세종청사와 고층아파트가 빼곡히 둘러싸인 세종시 도심 속, 마지막 생태계 보루, 장남들입니다.
장남들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서식이 확인돼 보전과 개발이라는 논리가 맞서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시에 조성된 인공 공원은 이미 180여 곳.
또다시 생태계를 파괴해 인공공원 한 곳을 추가할 바에는 차라리 장남들과 합강습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남기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조성희/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사무국장 : "사람과 야생이 공존하는 생태공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종만이 가진 생태공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세종의 큰 자랑거리가 될 거라고..."]
장남들이 생태계 최후 보루로 남은 이유는 전월산과 원수산에서 장남들을 거쳐 금강으로 이어지는 지형적 요인이 큽니다.
연결된 숲을 끊어 인공정원을 만들면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생태로를 단절시킬 수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입니다.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생태공원처럼 도심 속 자연 생태를 그대로 보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임저스틴희준/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생태계와 인간이 어떻게 같이 살 수 있을까 큰 고민을 해야 할 텐데, 자연적인 요소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져 왔는데 최대한 보전하고 관광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세종시 도심 한복판에 남겨진 생태계 마지막 보루, 장남들.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만들어진 인공 공원보다 생태적 가치를 고려한 보전 계획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
박지은 기자 (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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