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선인지 모르겠네”…카카오 ‘전원 재택근무’ 손본다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2. 12. 2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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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장려해왔던 카카오
자율 출퇴근제 개편 논의
네이버는 현행 방식 유지
게임사 내년도 전면 출근
카카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카카오가 실험적으로 반년 가까이 운영해온 현행 자율 출퇴근제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카카오는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재택을 장려해왔지만 앞으로는 출근을 확대하는 쪽으로 임직원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카카오는 코로나 이전처럼 전면 출근은 하지 않고, 팀별·개인 업무별 여건에 맞춰 어느정도 출퇴근 방식을 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달부터 적용될 새 근로제도를 놓고 사원 협의체, 노조 등과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근무제 개편 시기가 당장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카카오는 조만간 임직원이 열람하는 사내망을 통해 근로제 변경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그간 파일럿 형태로 전통적인 사무실 출근과 재택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를 반년 가까이 실험해왔다. 지금은 100% 재택이 가능하고, 원하면 언제든지 출근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이 같은 근무제가 일부 변경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임직원 대상으로 가진 내부 오픈톡 행사에서 근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홍 대표는 내년도 근무제 개편과 관련된 한 직원의 질문에 무엇을 해야할 지는 회사가 결정하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는 크루(임직원)들이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사실상 출근을 장려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전원 출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충분한 적응기간을 두겠다고도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으나 카카오 내부에선 네이버처럼 근무 형태 옵션을 임직원에게 주고 개인별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가 전면 원격(R타입, Remote-based work)과 주 3회 이상 출근(O타입, Office-based work) 두 선택지를 임직원에게 주고 6개월마다 근무방식을 바꿀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카카오도 ‘재택(출근) 총량제’를 두는 안이 거론된다. 가령 네이버처럼 출근·재택 요일을 지정하지 않고 일정기간 출근해야 하는 횟수만 지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처럼 카카오가 임직원 출근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근무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지난 10월 촉발된 카카오의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고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국민 블랙아웃 사태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내년 사업의 핵심이 모두 카카오톡 개편에 집중돼 있는 만큼 그동안의 전면 원격근무가 비효율적이라는 홍 대표의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게임사들이 코로나 기간동안 재택 근무를 실시했지만 대략 올해 6월을 기점으로 전면 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게임 개발자들의 반발에도 근무형태를 바꾼 것은 개발 프로젝트를 여러 인원이 협업해야 하는 업무 특성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 쇄신을 위해선 어느정도 임직원간의 대면 협업·소통이 필요하다는 계산에서 재택근무 개편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한편 카카오를 제외한 다른 IT기업들은 대부분 현행 근로제도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분위기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는 내년에도 완전 재택과 부분 출근을 자율 선택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제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NHN도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출근하고 금요일은 재택 근무를 하는 현행 제도를 내년에도 적용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판교 IT기업들은 직원들의 업무 향상과 처우 만족도 제고를 위한 최적의 근무 형태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IT기업들은 전면 출근보다는 재택과 출근을 혼합한 방식을 앞으로도 이어나가려는 추세인데, 문제는 출근을 주당, 월당 몇 회를 하는 게 효과적인지에 대해선 빅테크조차 의문을 표하며 실험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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