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세균 확인한다면서 엉뚱한 조사한 국립환경과학원

◀앵커▶

대구 달성군 현풍읍 가정집의 수돗물 필터에서 녹색 물질이 낀 것과 관련해 대구MBC와 국립환경과학원,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가 얼마전 공동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유해한 남세균 PCR 검사를 맡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정작 남세균 조사는 안 하고, '코코믹사' 조사만 한 뒤 일방적으로 발표를 해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MBC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0월 26일 달성군 현풍읍 한 아파트 가정집에서 녹색 물질이 낀 수돗물 필터를 수거해 남세균이 있는지 확인하는 조사를 했습니다.

10월 4일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이 PCR검사를 해 녹색 필터에서 유해 남세균이 나온 현풍읍 아파트와는 또 다른 집입니다.

남세균을 확인하기 위한 PCR 검사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맡았고 생물체들의 유전자 조각을 분석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는 경북대 NGS센터가 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서울대학교에도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를 맡겼습니다.

경북대와 서울대의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결과 0.1~5.3%의 남세균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신재호 교수 경북대학교 NGS센터장▶

"양쪽 다, 저희가 했는 것도 저번 결과와 똑같이(나왔어요)… 이번에는 남세균 수가 조금 적기는 했습니다만 여전히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인 PCR검사를 두고는 조사방법에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정작 해야할 남세균 검사는 하지 않고 인체에 무해한 식물성 플랑크톤인 코코믹사 확인 검사만 한 뒤 녹색물질은 코코믹사라고 12월 5일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미경 분석을 통해 코코믹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돼 PCR 검사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굳이 남세균 검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학계 전문가들은 남세균 검사를 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보이는 데도 왜 코코믹사 검사만 했는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승준 교수 부경대학교▶

"남세균도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더 세밀한 검사가 필요했었고요."

국립환경과학원이 제시한 현미경 분석 사진입니다.

여기에서도 쌀알 모양의 코코믹사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거나 크기가 훨씬 작은 미생물들이 많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승준 교수 부경대학교▶

"현미경은 필터 전체에서 아주 일부만 보는 거고요. 그중에서도 좀 다른 종류들(코코믹사가 아닌 종류들)도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죠."

실제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서도 필터의 녹색 물질은 코코믹사뿐 아니라 남세균과 대장균, 곰팡이 같은 미생물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양한 물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국립환경과학원은 녹색 물질은 코코믹사라고 단정하고 문제가 없다면서 조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