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이크론 10% 감원…‘메모리 칼바람’ 국내에도 몰아칠까
매출액 전년 대비 절반 수준 줄어
내년 설비투자 올해 63% 수준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미국 최대 메모리 회사인 마이크론이 7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를 내고 직원을 10%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감산에 나선 메모리 업계에 감원까지 현실화된 모습으로 국내외 경쟁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마이크론은 21일(현지시간) 2023 회계연도 1분기(한국 기준 2022년 4분기) 순손실이 1억9500만달러(약 25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40억9000만달러(약 5조2500억원)로 1년 전 76억9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메모리 한파’에 마이크론의 내년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업계는 최근 13년 만에 최악의 수급 불균형을 경험하고 있다”며 “내년 내내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120억달러)의 63% 수준인 75억달러로 대폭 낮추고, 현재 4만8000명 정도인 직원 중 1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앞서 2023 회계연도 생산량을 올해 6~8월 대비 20%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모리 불황’에 감산에 이어 감원까지 감내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암울’
비상경영 돌입…감원은 아직 미정
이날 마이크론의 ‘어닝쇼크’에 메모리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6조~7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3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DS(반도체)부문은 경기를 많이 타는 낸드 메모리를 시작으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낸드 메모리 사업은 올해 4분기에 1조원 이상의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내년 2분기에는 삼성전자 DS부문 전체의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전망은 더 암울하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적자를 낼 것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적자폭이 어느 정도일지를 가늠하고 있다. 최근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적자가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삼성전자 DS부문은 경계현 부문장(사장) 주재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50% 이상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여나가는 식으로 감산을 검토하기로 했다. 임원과 팀장 예산(활동비, 업무추진비 등)을 각각 50%, 30%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도 나섰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감원까지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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