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다주택자일수록 종부세 대폭 준다
공시가 12억 이하 1주택 면제·2주택 70% 경감…3주택 12억 넘어야 중과
금투세 2년 유예·주식양도세 유지…증권거래세는 3년 걸쳐 단계적 인하
내년부터 공시가격이 12억원(시가 16억원) 이하인 1가구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2주택 이상 기본공제금액도 올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된다. 2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중과가 폐지돼 일반 세율로 부과되고, 3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보유 유무와 관계없이 과세표준이 12억원을 초과할 경우에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2주택자의 경우는 지금보다 종부세가 7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고가 주택 보유자일수록, 다주택자일수록 종부세가 대폭 경감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2일 합의한 종부세 개편안을 보면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 금액이 현행 11억원에서 내년 12억원으로 1억원 상향된다. 기준 금액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 현실화율(75.1%)을 적용하면 시가로 약 16억원 이하 아파트까지 종부세가 면제된다.
부부 공동명의로 1주택 보유 시 부과 기준 금액은 현행 공시가 12억원에서 내년엔 공시가 18억원으로 올라간다.
2주택자의 경우 현재는 1.2~6.0%의 누진세율이 적용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일반세율(0.5~2.7%)이 적용된다. 세율이 절반으로 줄면서 2주택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공시가 18억8000만원)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공시가 26억6700만원)를 동시 보유한 2주택자라면 올해 종부세가 약 7000만원이지만 내년에는 2100만원 정도로 70%가량 줄어든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합산 가격에 따라 중과세율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3주택을 보유했더라도 기본공제금액 등을 제외한 과세표준이 12억원 이하일 경우 일반세율이 적용된다. 과세표준 12억원을 공시가로 환원하면 24억원이다. 이를 시세에 적용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라도 합산 시가가 34억8000만원 이하라면 일반세율로 종부세를 내게 된다.
과세표준이 12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자에겐 금액 구간별로 2.0%에서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 역시 현행 세율(3.6~6.0%)보다는 낮아진다.
법인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인하하는 절충안이 합의됐다. 정부는 당초 현행 4단계인 법인세 과표 구간을 3단계로 단순화하고, 2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추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기준으로 현행 2억원 이하(세율 10%), 2억원 초과~200억원(20%), 200억원 초과~3000억원(22%), 3000억원 초과(25%) 과세표준 세율은 각각 9%, 19%, 21%, 24%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정안에 따라 정부가 추계한 법인세 세수 감소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대로라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누적으로 약 28조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됐다.
가업상속공제는 적용 대상 중견기업 범위를 현행 매출액 4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대신 일정 기간 이상 가업을 영위한 피상속인에 대한 공제는 최대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확대된다. 가업 영위 기간이 10~20년 미만인 중소기업은 현행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공제한도를 늘리고, 20~30년 미만은 기존 3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30년 이상은 500억원에서 600억원까지 공제되는 식이다.
5000만원 이상의 금융투자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2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주식양도소득세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현행 0.23%인 증권거래세는 2023년 0.20%, 2024년 0.18%, 2025년 0.15%로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국회에서 빨리 결정해주기를 바라는 상황이었는데 일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진식·이호준·박채영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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