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사상 첫 천조 원 넘어...부실화 우려 확산
[앵커]
자영업자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천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0년 초 우리나라를 덮친 코로나19는 자영업자에겐 그야말로 재앙이었습니다.
내수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상당수 자영업자는 빚으로 연명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박용섭 / 여행사 운영 (지난해) : 정부에서 저리로 대출을 해줘서 대출을 받아 운영했고, 그리고 생활이 안 되니까 우선 제가 가진 보험처럼 깰 수 있는 건 다 깨고….]
자연스럽게 자영업자 대출은 급증했습니다.
2020년 1분기 말 700조 원이었던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3분기 말엔 1,014조 2천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자영업자 대출이 천조 원을 넘어선 건 사상 처음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가 치솟으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영업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률은 올해 말 12.9%에서,
내년 말에는 16.8%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만약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 효과까지 소멸하면 이 비율은 19.1%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내년 말쯤엔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부실 위험 규모가 4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종렬 / 한국은행 부총재보 : 운전자금 수요 위주로 비용 증가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는 부분은 금융 안정 차원에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급등은 2금융권에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사와 카드사 등 여신 전문회사, 저축은행 등의 유동성 지표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겁니다.
[이정환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 기준금리가 오르는 것은 시중 은행 금리를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되고요, 시중금리가 오르게 되면 가장 안전하고 수익성이 좋은 시중은행으로 돈이 쏠리기 때문에 보험사, 저축은행, 증권사 모두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을 줄이기 위해 정상 차주에 대해선 금융 지원 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되, 취약 차주에 대해선 원금 상환 유예 등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유동성 부족 상황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YTN 조태현 (jiwon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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