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없어 암시장 기웃…중국 ‘의약품 대란’ 끝이 안 보인다
지퍼백 소분·해외 사재기도
중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치료제 등 의약품 품귀가 심해져 암시장이 성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방역을 대폭 완화한 이후 웨이보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비롯한 코로나19 치료제와 해열제 등을 거래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중국은 팍스로비드를 공식 수입해 유통하고 있지만 일반인 사이에선 정품 대신 복제약(제너릭)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팍스로비드 정품의 경우 한 상자에 약 2300위안(약 43만원)이지만 인도산 복제약은 약 1600위안(약 29만원)에 불과하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연로한 친척이 있어 방글라데시산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샀다”며 “중국이 팍스로비드 수만상자를 수입했다고 하는데 일반 주민들은 이 약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인도산 팍스로비드 복제약 광고를 게재하며 결제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 해외 판로를 통해 웃돈을 주고 정품 팍스로비드를 구입하기도 한다. 한 남성은 홍콩의 판매자에게서 팍스로비드 한 상자를 5800위안(약 100만원)에 구입했다. 정가의 두 배를 웃돈다.
현지 언론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이후 팍스로비드 복제약이 5만상자 이상 판매됐다고 추산했다. 이밖에 ‘해열제’라고 적힌 지퍼백에 소분된 알약이 소셜미디어로 거래되고 있다.
의약품 품귀 현상도 이어지면서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의약품을 대거 사들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본토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홍콩과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은 물론이고 태국과 호주 등에서도 감기약과 해열제 등을 사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는 시민들에게 의약품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고, 마카오는 약국에 해열제, 항원검사 키트 등에 대한 판매 제한을 지시했다. 대만 당국도 시민들에게 의약품의 대량 구매를 통한 해외 반출 자제를 당부한 상태다.
중국이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 전 코로나19 치료제의 공급을 확보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어떤 치료제가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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