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담 쌓는 이스라엘…‘극우 중의 극우’ 연정 출범
총선 이긴 네타냐후 전 총리
극단적 시온주의 세력 규합
안보장관 유력한 벤-그비르
반아랍 인종차별·폭력 선동
주민 간 유혈충돌 격화 우려
성소수자 권리도 퇴보 전망
지난달 이스라엘 총선에서 극우정당들을 대거 규합해 승리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서 이스라엘 사상 가장 극우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게 됐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연정 구성 마감시한인 21일 자정(현지시간) 직전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연정 구성을 완료했다고 통보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주요 연정 구성 정당들은 국제사회가 제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해법인 ‘두 국가 건설’ 방안을 거부하고, 반아랍 인종혐오를 선동하고 있어 이·팔 유혈충돌 긴장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제1당인 극우 리쿠드당 대표로 극우 시오니즘 정당 연합체인 ‘독실한 시오니즘’과 초정통파 유대정당들을 끌어들여 우파연합을 꾸렸다.
‘독실한 시오니즘’은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대표로 있는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와 전직 교통장관인 베잘렐 스모트리히가 이끄는 시오니즘당이 주축이 된 정당 연합체다.
벤-그비르와 스모트리히 모두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내 불법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지지하며, 궁극적으로 서안을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벤-그비르는 아랍계 주민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을 선동해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알자지라가 자사 소속 팔레스타인계 기자를 총격 살해한 의혹을 받는 이스라엘군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자 이스라엘 주재 알자지라 기자를 추방하자고 주장했다.
스모트리히도 분만실에서 유대인 여성과 아랍계 이스라엘인 여성이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유대인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은 테러 행위가 아니라고 발언하는 등 극단적인 시오니즘 행보를 보였다.
벤-그비르는 국경 경찰을 감독하는 안보장관에 오를 예정이다. 국경 경찰은 동예루살렘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점령통치를 시행하고 요르단강 서안의 군검문소를 통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앞으로 국경 경찰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 유혈충돌 사고는 더욱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모트리히는 신설 유력 부서인 독립부 장관직을 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부는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담당하는 부서다. 스모트리히가 독립부 장관에 오르면 그가 바랐던 대로 서안 면적의 60%를 차지하는 C구역에서 팔레스타인 주거지 건설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법무부는 차기 정부가 계획한 개혁이 의회에 대법원 결정을 뒤집을 권리를 주는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권한 부여는 각종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전 총리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경찰력 남용으로 피해를 본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소수자 권리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정 구성 파트너로 성소수자에 반대하는 노암당 대표 아비 마오즈는 예루살렘에서 성소수자 거리행진 행사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마오즈 대표는 신설되는 ‘유대 정체성’ 담당국의 부장관과 총리실 산하 교육 문제 담당 장관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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