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절도 매달 471건…무법지대 ‘무인매장’[현장에서]
범인 연령대는 10대가 많아
대전 경찰, ‘양심거울’ 고육책
전문가 “표준 방범기준 절실”
“인건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시작했는데 절도범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24시간 폐쇄회로(CC)TV만 들여다보고 있을 수도 없고….”
지난 21일 오전 9시쯤 찾은 대전 중구 옥계동 주택가의 24시간 무인매장. 매장을 연 지 2년째라는 이모씨(70대)는 매일 아침과 저녁 2차례 매장을 정리하고 청소한다. 매장에는 아이스크림, 음료수, 과자 등이 진열돼 있다.
무인매장은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코인노래방, 인형뽑기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됐던 무인매장은 최근 몇년 새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게, 스터디카페, 빨래방 등 업종이 확대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편의점 주요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전국 무인매장 수는 2783곳이다. 이는 2019년 208곳과 비교해 1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대전지역의 경우 1000곳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무인매장은 관리자가 현장에 상주하는 구조가 아닌 데다, CCTV 외에는 별도 보안시스템이 없어 절도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객사의 무인점포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절도가 전년보다 85.7% 늘었다. 절도범 연령대는 10대가 가장 많았다.
경찰청 통계를 봐도 무인점포 절도 발생 건수는 지난해 3~12월 3514건으로 파악됐다. 반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2830건으로 집계됐다. 절도 발생 건수가 지난해 월평균 351건에서 올 들어 471건으로 34% 증가한 것이다.
이씨는 “무인매장을 운영해 보니 주로 미성년자와 노숙인들이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많지만 범인을 잡아도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인매장을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의 경우 서부경찰서가 지역 내 15개 무인점포에 ‘양심거울’을 설치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거울에 범죄에 대한 경고 문구를 적어 범죄 의도가 있는 사람이 범행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말했다.
임창호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자체와 경찰이 ‘무인매장의 표준 방범기준’을 마련해 사업자가 무인매장을 열 때 이 표준 방범기준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인매장 관리자는 CCTV에만 의존하지 말고, 가능한 한 자주 매장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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