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 알리면 회수”… 익명 기부자, 라면 550상자 보냈다
박선민 기자 2022. 12. 22. 20:48
“신원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기부 물품을 도로 회수할 것”
부산의 한 기부자가 이 같은 내용을 조건으로 라면 550상자를 행정복지센터에 보낸 사실이 전해졌다.
22일 부산 사상구에 따르면 이달 초 사상구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5t(톤) 트럭이 도착했다. 이 트럭 안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1000만원 상당의 라면 550박스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기부자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기부자는 익명을 철저하게 요구하며 “추운 겨울을 힘들게 보내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행정복지센터는 저소득 취약계층 등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품을 배부할 예정이다.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후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기부는 취약계층에게 단비와 같다”며 “홀몸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감사히 전달하겠다”고 했다.
사상구 관계자는 “기업체 차원에서의 기부는 있었지만, 개인이 이렇게 큰 규모로 기부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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