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15분만에 이태원 떠난 이유…유인태 “이미 할일이 없었다고”

박준희 기자 2022. 12. 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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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30일 새벽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재난의료지원팀(DMAT) 활동을 했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신 의원 페이스북 계정 캡처

“서울 닥터카 먼저 도착해 상황 대응” 해명

민주당 동료 의원들도 ‘의사’ 신 의원 옹호

문제 삼는 與에 “국조 정쟁화 의도” 비판도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하는 ‘닥터카’에 동승, 출동 지연 초래 논란을 일으킨 데다 15분여 만에 현장을 떠나 논란이 증폭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도착했을 그때는 현장에 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고 22일 전했다.

민주당 출신 원로 정치인인 유 전 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 의원이 직접 자신에게 전화통화로 당시 상황을 설명한 내용을 전했다. 유 전 총장은 신 의원이 탑승했던 명지병원 DMAT(재난 의료지원팀) 차량에 대해 “서울 차(닥터카)들을 부르고 나중에 경기도 차들은 2차로 불렀다”며 “새벽 1씨쯤에 도착했는데 어느 정도 (상황이) 종료(됐었다)”라고 말했다. ‘1시쯤에는 아직 상황 종료가 아니었다’는 진행자의 반문에 유 전 총장은 “(서울) 의료진들이 다 왔고 해서 경기도 차가 왔을 때는 별로 그때 (경기도) 의사들은 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유 전 총장은 ‘그래서 (신 의원이) 15분 만에 떠났다고 해명을 하냐’는 질문에도 “가니까 어느 정도 상황이, 서울에서 온 팀이 다 그걸 하고 있고 그러니까”라며 “추가로 그때 경기도(닥터카)까지 오라고 그렇게 호출을 했던 모양인데, 경기도 차들이 도착했을 때는…(할 일이 없었다)”이라고 답했다. ‘(신 의원에게) 들르지 않았으면 (명지병원 닥터카가) 20~30분을 더 빨리 갈 수 있었으니까 그랬으면 구조 활동을 출동할 수 있었겠다’는 반문에도 유 전 총장은 “국회의원 신분에 갑자기 혼자 가서 거기 가서, 현장에 가서 좀 거들고 싶었던 게 본심”이라며 “누가 새벽 1시에 나가려고 그랬겠나. 그러니까 그 선의는 곡해 안 했으면 좋을 것 같고, 같이 근무하던 근무하던 병원의 의사들하고 같이 가야 그래도 거기서 손발을 맞춰서 뭔가 (하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 의원은 국회 입성 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의 교수로 근무한 바 있다.

다만 유 전 총장은 신 의원의 이런 판단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한 게 잘못”이라며 “그때 그건 택시를 불러 타고 가서 ‘거기서 보자’ 이렇게 했어야 맞는 것이었겠다. 그게 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민주당 의원들도 신 의원이 의사로서 가졌던 선의는 인정해야 한다는 옹호론을 펼치고 있다. 신 의원 대신 이태원 국정조사특위 위원으로 투입된 오영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이 신 의원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는 질문에 “(참사 당일 밤) 10시 15분부터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을 때 왜 국가·정부는 이렇게 우왕좌왕 하고 재난에 대응을 못했는지에 대해 집중해야 할 때, 새벽 2시에 가까운 시각에 의사 자격이 있는 국회의원이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달려간 것을 문제 삼는 것이 국정조사의 본질이냐”며 “국정조사를 진흙탕으로 만들어서 국조를 무력화하려는 그런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든다”고 반박했다. 오 의원은 국민의힘 측을 향해 “국정조사를 지나친 정쟁으로 만들겠다는 아예 그런 결심을 한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역시 민주당에서 이번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윤건영 의원도 ‘신 의원의 진심’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신 의원 문제는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분이 의사이지 않냐”며 “그래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서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달려간 게 저는 신 의원의 진심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부족함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국민들께서 그 부분은 좀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재난거점병원 DMAT(재난 의료지원팀)별 출동시간’ 자료에 따르면, 신 의원을 자택 인근에서 태운 명지병원 DMAT은 출동 요청 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54분(25㎞)이 걸렸다. 비슷한 거리에 있는 분당차병원(25분), 한림대병원(21분)보다 20~30분 늦게 도착했다. 이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아주대병원(36㎞) DMAT도 2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 의원 탑승으로 인해 명지병원 DMAT 출동이 지연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신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재난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하고, 국정조사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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