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파요" 경찰이 도둑에게 생필품 사준 사연은?
[뉴스데스크]
◀ 앵커 ▶
무인점포에서 컵라면과 음료 등을 훔쳐오던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난방도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장애인 남편과 힘겹게 살아가는 지적 장애인이었습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경찰이 생필품을 사서 건넸고, 다시 범죄에 내몰리지 않도록 지자체와 함께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김유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무인점포에 들어선 중년 여성이 컵라면 2개를 비닐 봉투에 주섬주섬 담습니다.
냉장고에서는 음료수를 하나 꺼내 점포를 나섭니다.
다음날 새벽, 다시 나타난 여성은 이번에도 컵라면부터 챙긴 뒤 주위를 살피고는 과자도 하나 가져갑니다.
여성은 집 근처에 있는 이곳 무인점포에 들러 16차례에 걸쳐 8만 원어치를 훔쳤습니다.
품목은 컵라면과 생수 등 생필품이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를 추적해 여성의 주거지를 찾았습니다.
5제곱미터 남짓 넓이의 쪽방이었습니다.
지적 장애가 있는 이 여성은 역시 지적 장애가 있는 60대 남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여성은 너무 배가 고파 끼니를 때우려고 물건을 훔쳤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확인한 경찰은 물티슈와 라면 같은 생필품을 구입해 부부에게 건넸습니다.
[김종섭 경위 / 부산진경찰서 형사과] "협소한 공간이고, 가스가 공급이 되지 않아서 식생활이 힘든 것으로 그렇게 확인이 되더라고요. 어려운 사람을 먼저 복지 차원에서 도와주는 것도 하나의 범죄 예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1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110여만 원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적 장애 때문에 일상적인 경제 활동뿐 아니라, 받은 지원금을 꺼내 쓰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대신 주민센터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받는 식재료로 끼니를 때워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라면이나 간혹 즉석밥, 라면하고 쌀, 이 정도 (받아가셨어요.) 자녀 안 계시고, 다른 연락되는 가족분은 안 계십니다."
무인점포 점주도 이들 부부 처지를 알고난 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절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검찰 송치 등 법적 절차는 일단 진행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영상취재 : 최병한(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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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병한(부산)
김유나 기자(una@bus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38692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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