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 합격생 배출학교 722개… 2007년 이후 가장 적어

강우량 기자 2022. 12. 2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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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조선일보 DB

올해 서울대 수시 모집에서 합격생을 배출한 고등학교는 전국 722개로, 2007학년도(665개)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일반고 출신 수시 합격자 비율은 갈수록 줄고, 특목고·자사고 등 합격자 비율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지난 정부가 갑자기 도입한 ‘정시 40%’ 확대 정책으로 수시 모집 인원이 크게 줄어든 데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학교의 교육 역량, 사교육 여부 등으로 격차가 확대된 탓이라고 분석한다.

22일 서울대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시 모집 전체 합격생 2055명 중 일반고 출신 비율은 46.2%로, 2021학년도 48.3%, 2022학년도 46.7%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비율은 2021학년도 39.9%에서 올해 45.4%까지 늘었다. 전국 2373개 고교 중 10% 정도에 불과한 특목고·자사고가 70%에 달하는 일반고와 비슷하게 서울대생을 배출하는 셈이다.

이번에 1명 이상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고교는 722교로, 전년(809개)에 비해 87개 줄었다. 수시 모집에 1명 이상 지원한 학교 수는 1724교로 전년(1716개)보다 8교 늘었는데 합격생 배출 학교 수는 크게 준 것이다. 2005학년도 이후 서울대 합격생 배출 학교가 가장 많았던 2011학년도(883개)와 비교하면 161개나 적다.

이런 변화는 우선 수시 모집 인원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수시 모집 인원(정원 내 기준)은 2020학년도 2495명(78.5%)에서 2021학년도 2447명(76.5%), 2022학년도 2273명(69.4%)으로 줄었고, 2023학년도 입시에선 1970명(60%)까지 떨어졌다. 지난 정부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부정 의혹이 터지자 입시의 공정성을 강화한다면서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의 정시 전형을 2023년까지 40%로 확대하도록 했다. 서울대 정시 비율이 3년 만에 2배 가까이로 늘면서, 수시 선발 인원이 500명 이상 준 것이다. 통상 서울대 정시 전형은 재수생이나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고교생 합격 비율이 높고, 수시 전형에 일반고 재학생이 많이 들어간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당시 교육부가 정시를 40%까지 늘리라고 했을 때 서울대에선 ‘일반고가 피해 본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우려가 사실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과학고·외고 등 특목고 출신과 일반고의 교육 격차가 더 커지면서 일반고 합격생이 줄었다는 견해도 많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소장은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자마자 자사고나 특목고는 화상 수업 시스템을 잘 만들고, 생활기록부 비교과 활동도 꾸준히 관리를 해준 반면, 많은 일반고는 EBS 영상을 틀어주는 등 방치한 경우도 많다”면서 “그런 수준 차이가 고스란히 학교생활기록부와 학력에 반영되기 때문에 서울대 합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고교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의 ‘지역균형 전형’에 지원한 학교 수가 전년 1390개에서 올해 1300개로 줄었는데, 지역 고교에선 내신 성적이 1등이라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못 맞출 것 같아서 아예 지원을 안 한 학생들이 늘었다는 추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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