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거부 이재명에… 與 “비겁하게 숨지말라”

김경화 기자 2022. 12.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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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2일 검찰의 ‘성남FC 의혹’ 관련 소환 통보에 대해 “지금이 야당 파괴와 정적(政敵) 제거에 힘쓸 때냐”며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반발한 것이다. ‘사법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맞닥뜨린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응을 예고하며 일단 검찰이 통보한 28일에는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은 이 대표의 주민등록상 생일이었다. 그동안 활동이 위축됐던 이 대표는 최근 현장 행보를 재개하고 1박 2일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에 나섰지만 자신의 소환이 알려지자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격한 반응으로 연설에 나섰다.그는 “생일에 맞춰서 소환장을 보낸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며 “이재명을 죽이기 위해 살을 쏘는데 잘 안 맞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그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을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어대더니 이제는 무혐의 결정이 났던 성남FC 광고를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며 “없는 먼지를 만들어내려고 십수 년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힘 당’이 아닌 국민의 힘을 믿고 역사를 믿는다”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했다.

지도부와 친명계는 일단 이 대표의 검찰 출두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통보한) 28일은 지방 일정 등이 있어 응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친명계 관계자는 “이 대표는 이미 수년 전에도 성남FC 사건으로 서면 조사를 받았다. (이번에도) 서면 조사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하지 않는다면 3~4차례 재소환 통보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도 회기가 계속된다면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보낼 수 있다. 이 대표가 소환에 불응하는 동안 임시국회 회기인 내년 1월 9일이 지나면 체포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소환에 응하는 모양새를 만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소환 통보가 ‘무례’라며 당 차원 대응에 나섰다. 김의겸 대변인은 “어제(21일) 퇴근 무렵에 의원실과 당대표 비서실로 전화로 일방 통보됐다”며 “방식 자체가 너무나 무례하고 폭력적”이라고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일방적으로 그냥 나오라고 통보하는 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태도도 아니고 일반인 소환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특히 대장동 사건이 아닌 성남FC 사건으로 소환 통보를 한 것에 격앙된 분위기다. 한 친명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메인 디시’인 대장동 사건을 두고 이미 무혐의 처분이 났던 성남FC 사건으로 소환 통보를 한 건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총선 때까지 끌고 가고 계속 모욕 주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해 이 대표 본인도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지만, 당도 당 차원의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며 “제1야당 대표를,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을 이렇게 소환 통보하는 것은 이 정권이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에서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성남FC 의혹’ 관련 검찰 소환을 통보받은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 여당을 향해 “지금이 야당 파괴와 정적(政敵) 제거에 힘쓸 때냐”며 격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소환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지금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가 아니라 ‘수사 속으로, 고백 투어’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국회 절대다수 야당 대표이고 일국의 대선 후보였는데 비겁하게 숨지 않을 걸로 믿고 싶다”고 했다. 양금희 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거대 의석의 방패막이 뒤에 잠시 몸을 숨겨볼 순 있어도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했고,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적 제거’에 나섰다며 비난하는 데 대해 “한마디로 이재명 방탄에만 눈이 먼 어불성설의 주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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