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연대’ 노골화에 국민의힘 내부서도 폭발
유승민 “진박 감별보다 심해…윤 대통령, 공천권 장악 의도”
조경태·안철수 등도 비판…정진석은 ‘방송 패널 구성’ 압력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손을 잡는 ‘김장연대’를 본격적으로 띄우자 경쟁 주자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22일 SBS 라디오에서 “김장연대가 (곧) 당대표라는 건 아니지만 화합의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모멘텀은 될 것”이라며 “김기현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 역량이 굉장히 출중하다”며 “실력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와서 계속 큰일 하도록 해드려야 되지 않겠나”라고 치켜세웠다.
김 의원이 장 의원과의 연대를 노골화하자 당권 주자들이 날을 세웠다.
유승민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핵관은 정당민주주의를 완전히 말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진박 감별사들보다 더 심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대 총선 정국에서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를 구분해 공천에 개입했던 것을 상기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결국 대통령께서 정리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공천권을 장악하고 싶어서 말 잘 듣는 사람을 당대표 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진실한 윤석열’ 사람들로 공천할 때 당할 사람들은 막대기만 꼽아도 되는 지역에 있는 분들”이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당대표 선거가 내년 3월인데 김장철은 지나버린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장제원 의원 발언을 통해서 당이 분열적 상황으로 가는데 대통령이 그걸 바라겠나”라며 “소위 윤핵관이라 불리는 분들은 총선 승리를 위한다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장연대에 대해 “어떤 연대 움직임이 있다면 그건 혼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고려대 강연에서 “개인을 바라보고 설계하는 절차는 절대 실패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룰 개정을 비판한 것이다.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해선 “새우 두 마리가 모이면 새우 두 마리”라며 “절대 고래가 될 수 없다”고 낮잡아 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규칙 개정을 다룬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불공정하게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패널 구성 시 균형을 맞춰달라는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당원투표 100%·결선투표 도입’이 친윤(석열)계 당대표를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비판이 확산되자 언론에 책임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을 비아냥거리고 집권여당 욕하는 사람은 보수참칭 패널, 자칭 보수 패널”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진영 비윤(석열)계 인사들의 잦은 방송 출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방송사를 압박한 것이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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