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고향 간 이재명, 검찰 비판 쏟아내며 “함께해달라”

윤승민·신주영 기자 2022. 12. 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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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정 안동 방문 “십수년 동안 탈탈 털려와, 내가 무섭냐”
강릉선 “시장 된 후 토건세력과 많이 싸워…사필귀정 믿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사실을 지지자들에게 직접 밝히면서 정부와 검찰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함께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향인 안동을 찾은 자리에서다. 이날은 그의 생일이다. 이 대표는 “지금이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 힘쓸 때냐”며 검찰이 과한 수사로 조작된 결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소환 통보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자 이 대표의 고심도 커졌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일정으로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현장연설을 통해 “검찰이 저를 소환하겠다고 어제 갑자기 연락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와 검찰의 행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갖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더니 이제 무혐의가 났던 성남FC 광고로 저를 소환하겠다고 했다”며 “십수년 동안 탈탈 털려왔다.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냐, 이렇게 묻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향 안동에서 사법연수원생 시절 검사시보 생활을 했다며 “시보 하면서 느낀 게 있다. 알던 사람도 쫓아와 허리 굽신거리고, 없는 죄 뒤집어씌울까 덜덜 떨고, 있는 죄 덮어달라 아양 떨고, 이런 것 하는 게 검사인가보다 해서 검사이길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민운동 할 때 수없이 검경의 괴롭힘을 당했다. 시장·도지사 10년 남짓 동안 나흘의 사흘을 압수수색, 조사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셋집 전전하는 제 처가는 투기한 일도 없는데 계좌추적을 당하고 있다”며 “제 아내는 2번 검경 소환 조사받고 3번째 또 수사받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여권을 향해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며 “잠시 죽일 수는 있어도 민주주의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여러분이 함께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검찰 소환에 응할지 등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 강릉시 강릉과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제가 (성남)시장이 된 이후 가장 많이 싸웠던 게 토건세력”이라며 “(이들에게)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 깨끗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십수년 동안 압수수색, 조사, 감사당해서 국민들이 ‘진짜 조폭·나쁜 놈 아닐까’ 생각했지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냐”라며 “제가 믿는 게 있다.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정은 지난 13일 충남 천안·대전 방문에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일환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시화한 상황에서 민생을 챙기면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승민·신주영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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