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서현우 “단역시절의 경험이 지금을 만들었어요”[스경X인터뷰]
배우 서현우는 소위 말하는 ‘벼락스타’는 아니다. 대기만성형의 배우에 가깝다. 우리가 흔히 아는 대기만성이라는 유형보다 훨씬 오래, 자신의 연기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2011년 영화 ‘화이트:저주의 멜로디’, 2013년 단막극 ‘마귀’ 등으로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그때 그의 배역은 조단역이었다. 이름도 제대로 없었고, 대사도 없었다. 많은 보조출연자와 뭉쳐서 출근한 후 함께 분장하다 대기를 하고, 늦은 전세 버스로 퇴근하는 일상이었다. 그에게 주연의 자리는 멀리서 그 일거수일투족을 넘겨다보는 희망사항이었으며, 대중의 관심 역시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는 2022년 바로 지금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이하 연매살)에서 크레딧을 초반에 발견할 수 있는 주연배우가 됐다. 2020년 OCN ‘악의 꽃’ 김무진을 시작으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전두혁, ‘헤어질 결심’ 사철성 역 등으로 대중의 뇌리에 남았다. 느낄 수 없이 젖어 드는 가랑비처럼, 그의 연기는 어느새 대중을 적시고 있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너무 행복하고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는 자체가 행복입니다. 돌아보면 단역을 했던 경험이 지금 제가 존재하는 방식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반드시 튀거나 돋보이려고 한 적은 없었고요. 어떻게 하면 촬영현장에 하나가 될 것인가만 고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연매살’에서 김중돈의 역할로 구현됐다. 메소드엔터테인먼트라는 가상의 연예기획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 그는 매니지먼트 팀장 김중돈을 연기했다. 자신의 몸과 마음보다는 소속 배우의 마음을 더욱 크게 고려하는 그는 늘 보이지 않게 배우를 감싸는 헌신적인 매니저상을 보였다.
“가장 많이 관찰한 것은 제 회사(저스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님과 이사님이었어요. 두 분이 항상 배우를 대할 때의 공통점은 댄디함이었거든요. 거기에 ‘내 배우’ ‘우리 배우’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제가 극 초반에 조여정 선배의 매니저 연기를 했는데 ‘내 배우’가 한복을 차려입고 촬영장으로 나아갈 때 정말 준비할 때는 알지 못했던 매니저의 감정을 느낀 것 같았어요.”
정장이 아닌 사복 위주의 편안한 복장, 장례식장 외에는 단벌 스니커즈와 옆으로 매는 가방 그리고 수염을 하루 이틀은 바빠서 안 민 것 같은 모습은 실제 매니저 직군의 사람들과 비슷했다. 거기에 대본에는 없는 ‘예술대를 다니며 잠시 배우를 꿈꾸며 매니저가 됐다’는 전사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연기를 하는 배우에 자신의 꿈과 감정을 투영하는 인물이 됐다.
“인물을 통해 돋보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작품이 꾸리는 세계 안에서 제 캐릭터가 숨을 얻어 존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뿐이었죠. 그렇게 제가 배우가 아닌 캐릭터로 존재하는 게 배우생활의 수명을 늘리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서서히 비중이 있는 역할을 하자 대중의 반응이 돌아왔다. “진짜 매니저인줄 알았다” “저분이 ‘헤어질 결심’의 사철성이었냐?”는 평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꿈을 키우면서 한 때 배우를 포기할 결심도 했고, 어렵기도 했지만 일을 할 때만큼은 진정성을 다해 집중했다. 그렇게 꿈을 포기 않고 버티자 기회가 왔다. 그리고 기쁨과 환희도 따라왔다.
“많은 작품을 하면서 행복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이 시점에서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지라’는 일종의 계시가 아닌가 생각해요. 내년 1월 영화 ‘유령’도 개봉하고 다음 작품도 촬영하겠지만 지금의 기쁨과 만족이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기간 배우생활을 해온 선배들이 내심 대단하게 느껴지고요.”
매니저 역할을 하고 조금 더 매니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서현우는 최근 로드 매니저에게 김치를 사줬다. 원래 같았다면 밥 사 먹을 돈을 줘서 보냈겠지만, 매니저의 삶이 궁금해지고 집에 가면 뭘 할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서현우는 조금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그의 모습이 앞으로 작품에서 아직은 풍경에 그치더라도, 그는 최선을 다해 멋진 풍경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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