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충북 미공개 활성단층 보고서 단독 입수…“전국 20여 곳 활성단층 추정”
[KBS 청주] [앵커]
최근 괴산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가 더는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정부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지진 조사 보고서 전문을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전국의 활성단층이 20곳 이상으로 추정됐고, 충청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팩트체크K 충북, 이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년, 소방방재청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작성된 '활성단층 지도와 지진위험지도' 보고섭니다.
보고서에 언급된 전국의 활성단층은 20여 곳.
'활성단층'은 신생대 제4기인 258만 년 이래 움직인 흔적이 있어 재활동, 즉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입니다.
특히 이 보고서는 경주에서 양산, 부산에 이르는 170여 km 규모의 '양산단층대'를 활성단층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단층 인근에 원자력발전소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당시 정부는 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희권/명예교수/보고서 공동 연구자 : "당시에는 조사가 더 이뤄져서 더 많은 자료가 나와야(검증하고) 발표해야 한다는 상황 때문에 발표가 안 된 것이고요."]
그러다 2016년 9월 규모 5.8의 경주 지진이 발생하면서 이 보고서가 주목받게 됐습니다.
경주 지진 발생 지점이 양산단층대 일부였기 때문입니다.
[손문/부산대 지질환경과학 교수 :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 부분을 중심으로 활성단층이 의심되는 단층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최근 지진이 발생한 괴산 등 충청권 지역의 활성단층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도권의 왕숙천,추가령 단층과 함께 충청권에는 공주와 금왕단층, 계룡산과 십자가 단층 등 4곳이 활성단층으로 추정됐습니다.
공주단층은 충남 공주에서 청주를 거쳐 음성분지까지 이어지는 110km 길이의 대규모 단층입니다.
특히 청주 오창 지점에서 신생대 제4기인 약 52만 년 전에 재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용석/국제지질공학회 부회장 : "(추정 활성단층인 공주) 단층 주변이나 우리가 조사하지 못한 곳에서도 이런 단층들이 많이 나올 수 있거든요."]
금왕단층은 공주단층대의 일부로 강원도 인제에서 음성과 진천까지 이어지는 170km 길이의 단층입니다.
이 단층은 연대 측정한 결과 신생대 제4기인 약 10만 년에서 30만 년 전에 재활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희권/명예교수/보고서 공동 연구자 : "우리가 단층비지 연대 측정을 했을 때 10만 년 주기로 계속 재활동했던 단층임을 확인했습니다. (양산단층처럼) 계속 재활동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단층입니다."]
더는 충청권도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최근 괴산 지진의 진앙과 불과 30km 떨어진 속리산에서 1978년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충북에서는 관측이 이뤄진 44년간 42차례나 지진이 발생했고 과거에도 지진이 잇따랐습니다.
[최진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조연구센터장 : "(음성) 백마령하고 청주에서 유사한 고지진 흔적을 발견한 것은 사실인데요. 주변 시설물이나 다른 것과의 관련성에 대한 평가나 판단은 아직 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이 보고서는 충청권을 지진위험도가 높은 I 단계로 분류했습니다.
[권설아/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재난안전혁신센터장 : "재난 약자들이 거주하는 공간에도 내진 설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 이런 것들이 필요하고(지진 발생 시) 대피가 용이할 수 있도록 지침이나 매뉴얼도 (개선해야 합니다.)"]
이번에 KBS가 입수한 활성단층 관련 비공개 보고서는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것과 함께 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활성단층 조사와 지진 관련 대책 마련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이정훈 기자 (hwarang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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