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선이 간다]소아과 지원 전국 ‘33명’…동네 소아과도 ‘붕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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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학 병원 소아 청소년과 지원자 수, 전국에서 겨우 33명에 불과한데요.
소아과 의료 붕괴, 큰병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가 아파서 이른 아침 문을 열기도 전에 소아과에 가도 수십 명 뒤에 대기해야하는 오픈런 사태가 각 동네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인지 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동네 소아청소년 의원이 문을 열자마자 급히 들어오는 부모와 아이들.
[소아청소년과 환자 보호자]
오픈하자마자 와도 20~30명이 대기하는 건 기본이고 엄청 힘들어요.
[현장음]
현재 (예약) 38명 있고, (대기) 10명 정도 올라와 있고요.
예약 환자를 뺀 현장 대기자만으로도 병원이 가득 차고,
아픈 아이들은 기다리다 지쳐 누웠습니다.
[현장음]
(어디가 안 좋아요?) 감기인 것 같아요.
[현장음]
힘들죠. 열날때 데리고 오는 것도 힘들고 계속 무서워하니까 달래주는 것도 힘들고 (열이 많이 올랐었어요?) 39도? 아무래도 소아 진료 보는 응급실 가면 좋은데 (소아과 의사가 없어서) 갈 수 없다는 얘기 듣고 좀 걱정이죠.
서울에 있는 대형 어린이 병원도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소아청소년과 환자 보호자]
아침 일찍 갔다가 점심시간 거의 끝날 때쯤에 애들 진료 보고 집에 간 적도 있고요.
최근 5년간 동네 소아과 662곳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남은 소아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소아과가 하나 둘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민상 / 소아청소년과 의사]
피부나 미용 진료로 바꾸고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고요.
아동병원을 요양병원으로 전환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의사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저출산, 그리고 낮은 의료수가 때문입니다.
[양임용 / 소아청소년과 의사]
소아청소년과 진찰은 우는 아이들도 많고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고
부모님들도 걱정과 궁금증들이 훨씬 많은 환경을 고려해서 한 번 진료를 왔을 때 다양한 진찰이나 상담을 해야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이 행위별 수가 제도 안에서 다 인정해주지는 않아요.
올해 전국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는 33명뿐입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의료 붕괴가 이미 현실이 됐다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합니다.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진짜 심각해요. 지금 열성 경련하는 애를 20분 30분 넘어가도 서울 시내 어디에도 보낼 데가 없어요.
[양임용 / 소아청소년과 의사]
아마 3~5년 이내에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요. 그러면 10명, 20명 대기 수준이 아니라 당일 진료를 못 보는 상황까지도 예상할 수 있겠죠. 지금도 이미 위험한 상황이 시작이 된 거죠.
<여인선이 간다>였습니다.
여인선 기자 insu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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