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젊은 수학자에게 기회를...‘허준이 연구소’ 생긴다
펠로십 연계...연 1억규모 지원
“연구자 자리 부족...확대 필요”
지난 7월,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으로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세계 최고의 수학자에게 4년에 한 번씩 주어져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한국계 수학자가 수상한 것은 최초다.
정부가 제2의 허준이가 될 잠재력이 있는 수학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 설립에 나선다. 22일 수학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고등과학원(KIAS) 산하에 ‘허준이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며 예산을 신청한 상태다. 고등과학원 건물에서 수학자들이 지원을 받으며 연구하는 형태다. 장소가 부족할 경우 주변 건물을 임대하는 형태도 검토되고 있다.
연구소 인원은 초기에는 6명 수준으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수치는 예산 편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고등과학원은 순수수학 뿐 아니라 산업 일선에 기여할 수 있는 고급 산업수학 연구자도 뽑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공개된 ‘허준이 펠로십’도 연계된다. 허준이 펠로십을 담을 그릇이 허준이 연구소가 되는 것이다. 지원 규모 등은 상황에 따라 확대될 수 있다.
허준이 펠로십은 청년 수학자가 긴 호흡과 시야를 가지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최대 10년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미국의 클레이 펠로십을 벤치마킹해 계획되고 있다. 펠로십 규모는 연간 1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금종해 고등과학원 교수(대한수학회장)은 “허 교수의 수상이 기폭제가 돼 한국 수학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대학이 교수 채용을 줄이며 우수한 학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해지고 있다. 향후 연구소의 규모가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허 교수는 아무런 조건도 없이 클레이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 필즈상 수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클레이 펠로가 됐다. 5년 동안 아무런 결과도 조건도 없이 지원을 받았다. 주거와 월급을 책임져주는 이상적 환경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5년이 자리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른 박사후연구원과 비교하면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원을 받는 기간 동안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과학원은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수학부와 물리학부·계산과학부로 구성돼 있다. 허 교수 여름이면 고등과학원을 방문해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고등과학원 수학난제연구센터의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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