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토목업자가 건넨 20억… 우리가 쓴걸로 맞추자 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작년 9월 귀국한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에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토목업자 나모씨가 준 20억원 중 8억3000만원만 내가 썼다고 할 테니 나머지는 너희들이 쓴 것으로 해달라”며 요구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토목업자 나모씨는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모씨와 함께 2014~2015년 각각 20억원과 22억5000만원 등 총 42억5000만원을 대장동 일당에 건넸다. 검찰은 이 돈의 일부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 비용과 성남시 등에 대한 각종 로비 비용으로 쓰였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김씨가 이러한 사실을 숨기려 남씨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남욱씨는 작년 9월 김씨의 지시에 따라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이씨와 만나 김씨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씨는 최근 이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당시 남 변호사는 “(나씨가 건넨) 20억원을 받아서 뭐 했냐고 하면 이제 만배형하고 (용처를) 나눠야 한다”며 “만배형이 8억3000만원은 자기가 썼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나머지는) 내가 갖고 있다가 썼다 하든지 맞춰봐야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욱씨는2014~2015년 이씨에게 받았다는 42억5000만원의 자금 흐름과 사용처에 대해 최근 대장동 재판에서 상세하게 증언했다. 남씨는 지난달 21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4월부터 9월 사이 이씨에게 22억5000만원을 받아 이 중 12억5000만원을 김만배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돈의 성격에 대해 남씨는 “정확하게는 선거 자금”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김만배씨를 통해 당시 ‘이재명 캠프’에 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된 금액도 “최소 4억원이고 추가로 1억~2억 더 전달된 기억이 난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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