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번복’ 압박했지만 협박은 아냐”…양현석, 1심 무죄

[앵커]

소속 가수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양 전 대표가 제보자를 압박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협박 혐의로 처벌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6년 8월, YG 소속 가수 '비아이'가 자신과 함께 대마초를 피우고 마약을 매매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제보자 A 씨를, 사옥으로 불러들인 양현석 전 YG 대표.

일주일 뒤 A 씨는 YG 측이 선임해 준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가서 기존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검찰은 앞선 면담에서 양 전 대표가 소속 가수의 수사를 막기 위해 A 씨를 상대로 보복협박과 강요를 했다며 재판에 넘겼습니다.

공소장에는 양 전 대표가 "네가 아마 연예계나 화류계에 있을 애 같은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진술을 번복하라"고 말했다고 적었습니다.

반면 양 전 대표는 "넌 연예인이 꿈이라면서 왜 마약 같은 걸 하고 있느냐" 등의 말만 했을 뿐 A 씨를 협박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1년 7개월간의 재판 끝에 재판부는 양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양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시키려고 A 씨를 설득하거나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형사사법 기능을 침해하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협박이 있었다고 볼 충분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아 범죄가 증명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보자의 말이 계속 바뀌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구체화돼 신빙성이 떨어진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선고 직후 양 전 대표는 짧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양현석/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 "재판부의 판결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이제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약 투약 혐의로 뒤늦게 기소된 비아이는 지난해 9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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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희 기자 (j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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