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디지털트윈·메타버스, K-브랜드로 만들자

2022. 12. 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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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서울시립대 교수

개봉 첫 주 만에 관람객 300만을 돌파한 영화 '아바타2'는 관람이 아니라 경험에 가깝다. 전작이 가상세계 속 아바타가 현실세계의 사람의 욕망을 대리 만족시켰다면 후속작은 그 아바타로 눈부신 수중 세계를 3차원으로 만날 수 있게 했다. 전작에서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현실 속 자신을 버리고 가상 속 아바타를 통해 인간의 결함과 장애를 극복한다. 후속작에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바다로 떠나 현실 속 인간과 최후 전쟁을 벌인다. 물살의 흔들림, 마찰에 의한 진동, 물에 들어갔을 때의 반동까지 느낄 수 있는 별도 관람관을 마련했다. 이렇듯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끝없는 호기심은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통해 아바타라는 신세계를 구현했다.

영화와 같은 현실을 가상에 구현하는 디지털트윈·메타버스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일상을 파고드는 핵심 기술이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세계와 같은 디지털 쌍둥이를 가상공간에 실시간 연동하는 기술로 다양한 모의실험을 통해 결과를 예측해 효율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반면 메타버스는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감각과 경험에 방점을 둔다. 쇼핑, 공연, 게임까지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어 MZ세대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재난재해, 데이터센터의 화재와 같은 복합재난을 예방하고 훈련하는 데에도 디지털트윈·메타버스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로 구현한 세계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일상생활이자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계다.

두 기술의 핵심은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정교한 기술력과 다양한 데이터의 연결과 공동 활용을 위한 표준·품질 관리가 관건이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각종 모델에 맞게 분류하고 표준화된 형식으로 저장·관리해 원활한 정보교환이 이뤄지도록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실과 동일한 쌍둥이 모델을 구축한다면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해 생애주기에 걸친 시스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전제조건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도다. 현재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싶어도 데이터가 없거나 개인정보 때문에 제공받는 게 한계가 많다. 따라서 부처 간 데이터 오너십을 버리고 공동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필요한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디지털 플랫폼이 국가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도약하는 한편 '플랫폼의 플랫폼'으로 전 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을 유도해 글로벌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나라 디지털 정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UN 전자정부 평가'에서 한국은 2010년부터 3회 연속 1위, 온라인 참여지수 1위(2020년), 전자정부 발전지수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지렛대 삼아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서 K-브랜드로 육성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공공기관 최초로 디지털트윈 표준모델과 플랫폼을 구축한 전문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LX공사는 게임 제작 지원을 통한 메타버스 산업 활성화에도 조력하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체계 가교 역할로 LX공사는 2018년 전주시를 시작으로 전국 15곳 지자체에 디지털트윈을 확산시키는 한편 '디지털 트윈국토' 시범사업 대상지에 도로 인허가·하천 모니터링 등 맞춤형 행정 서비스 모델을 제공해 디지털 트윈국토 기반의 행정 업무체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국토' 생태계 확산을 위해 공간정보 국가표준을 개발하고 디지털 트윈국토 국가표준을 구축해 사용자 접근성 향상과 정확도·신뢰도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간정보 기술 디지털트윈과 전주시의 전통문화가 잘 어우러져 제56차 공간정보 국제표준(ISO/TC211) 총회 개최지로 우리나라가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라는 저서에서 2020년대 후반이 되면 가상현실이 진짜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정부와 공공은 산·학·연과 협력해 디지털트윈·메타버스 산업화에 대비해 네트워크·표준화·플랫폼 등 제반 환경 구축과 함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 개발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국토교통부는 LX공사와 함께 디지털트윈·메타버스가 공공 혁신 플랫폼으로 안착시키고 K-브랜드로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 디지털트윈·메타버스 세상의 도래에 한발 앞서 기술 변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는 생태계를 마련하고 문제 발생에 선제 대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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