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첫해, 소상공인 제일 아팠다…떨어지는 기업 역동성 ‘우려’(종합)
신생기업 전년 대비 3.4%↓…주택 임대업 위축 여파
2020년 소멸기업 98% 소상공인…‘부익부 빈익빈’
고금리 여파 신생기업 급감 우려…“정책적 대응 필요”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소멸한 사업체의 98% 이상이 소상공인으로 나타났다. 또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임대사업을 억누르면서 신생기업도 함께 줄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긴축에 따른 고금리로 인해 신생기업이 줄고 소멸기업이 대폭 늘어나 역동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 정책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1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2021년) 신생기업은 102만 2000개로 전년대비 3만 6000개(3.4%) 감소했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전년 대비 6.2%가 늘어났던 신생기업이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활동기업수에 신생기업수를 나눈 신생률은 14.5%로 2018년 이후 3년 만에 14%대로 떨어졌다. 전년(15.5%) 대비로는 1%포인트 낮다.
산업별 신생기업은 부동산업이 전년 대비 16.6%로 가장 많이 줄었고 이어 사업시설관리업(15.6%), 숙박·음식점업(4.2%)에서 많이 감소했다. 부동산업은 2020년에는 30만6000개가 새로 생겼으나 2021년은 5만개 넘게 줄어든 25만5000개만 신생했다. 전년 대비 신생기업 증가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정보통신업(17.3%)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1년 정부 정책으로 인해 주택 임대사업이 위축되면 전년보다 부동산업에서 신생기업이 줄었다”며 “전체 신생기업이 줄어든 것도 부동산업 신생기업 축소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고성장 기업(상용근로자 10인 이상 기업 중 최근 매출액·상용근로자가 연평균 20% 이상 증가)은 4995개로 전년대비 780개(18.5%) 증가했고, 산업별로는 정보통신업(179개)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비대면 업무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업은 신생기업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가젤기업(20% 이상 고성장 기업 중 등록 5년 이하)은 전년대비 176개 증가한 1385개 였으며, 산업별로는 건설업(46개)과 정보통신업(36개)에서 많이 늘어났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체 생존율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었다. 2019년 신생기업 중 2020년까지 생존한 기업 비율은 64.8%였로, 전년과 동일했다. 전기·가스·증기 분야가 1년(90.6%) 생존율 및 5년(82.0%) 생존율이 전체 산업에서 가장 높았고, 반대로 금융·보험업은 5년 생존율이 22.0%에 못 미치는 등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2020년 소멸기업 98% 소상공인…‘부익부 빈익빈’
코로나 여파는 소규모 사업체에 집중됐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소멸기업은 76만 1000개로 2014년(77만 7000개)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기업이 소멸했는데, 이중 98.58%(75만개)가 소상공인이다. 소멸기업이란 경제활동을 중지한 기업으로, 폐업신고를 하지 않았어도 매출액과 상용근로자가 없는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소멸기업으로 분류된다.
다른 수치도 유사하다. 소멸기업 중 종사자 1인 기업은 70만 3000개로 전년대비 2만 6000개 늘었다. 전체 소멸기업의 92.4%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5000만원 미만 기업이 전년 대비 4만개가 증가한 59만 3000개(구성비 77.9%)가 영업활동을 중단했다.
반면 같은해 기준 매출액 규모 100억원 이상 중 소멸기업은 전년 대비 3.4%가 줄었고, 종사자 규모가 50인 이상에서 소멸기업은 전년보다 26.9%가 감소했다.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코로나의 여파가 적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은 “내년 본격적인 고금리 영향이 시작되면 신생기업이 크게 줄고 산업의 역동성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디지털전환이나 탄소중립과 같은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신생기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준비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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