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투어 데뷔 앞둔 ‘한국형 외국인’ 리슈잉 “목표는 1승과 신인상”
[뉴스엔 이태권 기자]
여느 한국 선수와 같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하부 투어인 점프투어와 드림 투어를 차례로 거쳐 정규 투어 데뷔를 눈앞에 둔 외국인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중국 출신의 리슈잉(19)이다.
8살에 한국으로 넘어와 어머니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리슈잉은 지난 2월 KLPGA가 외국인 선수에게 준회원 선발전과 점프투어를 개방하면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점프투어의 문을 두드렸다. 시드순위전을 통해 ‘KLPGA 2022 백제CC · XGOLF 점프투어’ 1차전부터 4차전까지(1차 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리슈잉은 1차전에서 6위를 차지하더니, 2차전과 3차전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고, 1차 대회의 마지막 4차전에서도 8위를 기록해 KLPGA I-Tour 회원 자격 획득 기준을 충족했다.
이에 아마추어가 아닌 외국인 회원으로서 점프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리슈잉은 곧이어 열린 KLPGA 2022 그랜드 · 삼대인 점프투어 5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만들어냈고 이후 6차전과 7차전에서 각각 5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점프투어 2차 대회의 마지막 8차전에서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에 점프투어 2차 대회 상금순위 1위(1070만 9925원)에 올라 점프투어 대회 상금순위 1위자 자격으로 드림투어의 시드권을 받는 기쁨까지 누렸다.
드림투어로 무대를 옮긴 리슈잉은 9개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 1회를 포함하여 톱텐에 2회 이름을 올리는 등 선전을 거듭하며 총 1610만 333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드림투어 상금순위 30위에 자리해 상위 20명에게 주어지는 2023 정규투어 시드권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17위에 이름을 올려 내년 시즌 정규 투어 거의 모든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리슈잉은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사실 최선을 다했는데 최종라운드에서 기술적으로도 심리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니까 너무 좋고 겨울동안 더 열심히 준비해서 잘 해야 하겠다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올 한 해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일단은 조금 쉬면서, 정규투어에 대비해 샷을 조금 더 정교하게 하고 쇼트게임도 보완할 계획이다. 정밀하게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로써 리슈잉은 KLPGA가 외국인 선수의 국내투어 진출 장벽을 낮추기 위해 준회원 선발전과 점프투어를 전면 개방한 이후 국내 선수와 동일한 단계를 거쳐 정규투어에 입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야말로 준회원부터 3부 투어에서 1부 투어까지의 한국의 단계별 프로 시스템을 거친 '한국형' 외국 선수인 셈이다.
KLPGA투어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중에는‘2017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이하 IQT)’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다 ‘KLPGA 2020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16위를 기록해 정규투어에 데뷔했던 첸유주(25,대만)나 시드순위전을 통해 정규투어에서 활동한 다카바야시 유미(36,일본), 수이샹(23,중국)도 있었지만 한국선수들처럼 점프투어와 드림투어를 모두 거쳐 정규투어에 입성한 선수는 리슈잉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리슈잉은 "외국인 선수들을 따로 선발하는 IQT도 좋은 기회이지만 이번에 규정이 변경되면서 점프투어와 드림투어를 경험할 수 있게 돼 확실히 KLPGA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반기며 "기량이 좋은 한국 선수와의 경쟁도 계속 이어가면서 그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들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알게 되고 배울 수 있어 앞으로의 선수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2023년 정규투어 데뷔를 앞둔 리슈잉은“목표는 클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정규투어 1승과 더불어 신인상까지 노려볼 생각이다.”라는 포부를 수줍게 밝히면서 “가장 최소한의 목표로 생각하는 것은 다음 시즌 시드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LPGA 사상 최초로 여느 한국 선수와 같은 길을 밟아온 '한국형 외국 선수' 리슈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리슈잉/KL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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