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리포트] 상장 연기됐지만 내년엔 `뉴욕서 놀자`… 장외시장선 4조 가치

이윤희 2022. 12. 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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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뱅 비전펀드로부터 2조 유치
흑자 기조·플랫폼 사업 등 강점
이르면 내년 2분기 상장 재도전
실적 '주춤' 고평가 논란도 제기
숙박·레저 플랫폼 야놀자가 나스닥 상장은 연기 됐지만 2조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야놀자 제공

내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했던 숙박·레저 플랫폼 야놀자가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쿠팡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킨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나스닥 상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차였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올해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이 급랭하면서 현재는 상장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야놀자는 뉴욕 등지에서 NDR을 실시하고 구글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에서 고위 간부를 영입, 이르면 내년 2분기까지는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나스닥 상장 주관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이와 관련, 한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경색되면서 현재로서는 야놀자 상장절차를 중단했다. 다소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고, 상장 시장도 나스닥이 될지 국내 시장이 될지 미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했다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내년 상반기로 미뤘던 상장 일정을 재차 연기하게 된 것이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미국 증시는 올해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흑자 전환한 야놀자는 지난해 5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자 '수익을 내는 플랫폼'이란 점을 내세워 상장을 서둘렀다. 하지만 올들어 실적도 꺾이고 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12% 증가한 1922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시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50억원, 영업이익률은 -2.6%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영업비용 중 비중이 큰 종업원 급여(607억원)와 광고선전비(213억원) 등이 전년 대비 각각 1만3025%, 53.4%씩 증가했기 때문이다. 종업원 급여에는 주식보상비용 및 경상연구개발비가 포함돼 있으며, 연구개발활동 급여는 310억원 수준이다.

인수·합병(M&A)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비, 스톡옵션 등 비용을 제외한 조정 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는 106억원에 달했다. 야놀자 측은 "조정 EBITDA 기준으로 안정적인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로선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상장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다. 지난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야놀자에 17억달러(약 1조9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현금자산만 1조원(2021년말 기준)이 넘게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본업 외에도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 또한 야놀자의 강점이다. 야놀자 플랫폼, 클라우드, 인터파크 등 전 사업부문 매출이 모두 성장했다. 부문별로 보면 야놀자 플랫폼 부문 매출은 3분기 9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야놀자클라우드 부문은 307억원으로 251.4% 늘었다. 올해 5월부터 연결편입된 인터파크 부문 매출은 61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 성장했다. 그 외 기타 부문 매출이 74억원이었다.

게다가 내년 본격적인 해외 여행 증가의 수혜도 기대된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여행·교통서비스, 문화·레저서비스의 온라인 거래액은 9월 기준 각각 1조6909억원, 2179억원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지난 2019년보다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특히 일본 여행 재개 수혜가 4분기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야놀자 역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다른 유니콘 기업과 마찬가지로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야놀자가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았을 당시 기업가치는 10조원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오라클과 에어비앤비 등이 야놀자의 상장가치를 매기기 위한 비교기업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업계에선 내수 비즈니스 위주의 야놀자를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야놀자 측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오라클의 뒤를 잇는 세계 2위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업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약 254조원이다. 이를 감안한 목표 기업가치는 10조원 이상이다. 하지만 현재 장외시장 거래가를 기준으로한 야놀자 기업가치는 4조3000억원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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