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흡인력 앞세운 공연… "82% 유료 매표율 이유 있죠"

박은희 2022. 12. 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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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LG아트센터장
역삼동 떠나 마곡지구 재개관
1300석 다목적 공연장 등 활용
소극장·예술 교육공간도 조성
개관 페스티벌 20편 공연 선봬
"특색 갖춘 프로그램 선보일 것"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이 22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LG아트센터 지상층 원형 통로 '튜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이현정 LG아트센터장

"마곡지구 재개관 2개월 만에 유료 매표율 82%를 기록하는 등 빠른 시간 안에 공연장이 안정화됐어요. 아티스트·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장으로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테니 많은 분들이 동행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난 이현정(51) 센터장은 "극장 운영 노하우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 부담은 없었지만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개관 페스티벌을 준비했다"며 "다행히 관객들의 호응이 높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3일 강남구 역삼동을 떠나 마곡동에 문을 연 LG아트센터는 개관 페스티벌로 20편의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기존 관객과 지역민, 서울역·김포공항을 통해 유입된 지방 관객까지 새로 조성된 LG아트센터를 찾으면서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없앴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건물에는 13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시그니처홀'과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 등 2개의 공연장이 들어섰다. 리허설 룸, 예술교육 시설까지 보유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 센터장은 "22년 전 역삼동에 1000석짜리 극장을 세웠을 때나 2배 넓어진 지금이나 우리의 본질적 미션은 동일하다"며 "문화를 통해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과 그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 이 두 가지"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LG아트센터 개관 준비가 한창이던 1996년 사원으로 입사해 공연기획팀장, 공연사업국장을 지냈다. 공연을 담는 그릇인 공연장을 가지고 있어 기획자로서 행운이었다는 그는 "문화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관객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어 굉장히 소중한 기회였다"고 전했다.

"공연은 미술품처럼 재산의 의미는 없지만 사회 구성원들한테 정서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인 무형의 가치가 있어요. 시설을 운영함으로써 콘텐츠 공급부터 공간이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한다는 면에서 LG가 숭고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LG아트센터를 운영하는 LG연암문화재단은 2003년에 이어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한국메세나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공연장 운영의 모범을 보이며 문화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공헌을 한 점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LG아트센터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16년 연속 1위공연장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동시대를 살면서 우리 관객들이 꼭 봐야 할 혁신적인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한다'는 프로그래밍 방향성 아래 매년 차별화된 기획공연을 선보였다. '초대권 없는 공연장' 정책을 운영하고, 기획공연 시즌제와 패키지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선진적인 공연장 운영 방식을 통해 '한국 공연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공연장'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센터장은 "한국서비스품질지수 같은 경우 모든 평가를 관객이 하기 때문에 관객에게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라며 "게다가 훨씬 많은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국공립 극장들과 경쟁해 16년간 1등을 했다는 것도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시설이 2배로 커지면서 공연 외에 해야 될 것들도 많아졌어요. 공연장 문을 활짝 열어 누구나 이곳에 들어와 건축적인 영감을 받고 교육 공간에서 예술 수업도 들을 수 있도록 했거든요. 또 바로 옆 서울식물원을 즐기러 오셨다가 들르는 쉼터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민간 공연장이지만 LG가 왜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저희 모두가 매일매일 염두에 두고 그 가치에 맞게 만들어가려고 노력합니다."

이 센터장은 "제가 22년간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일을 재밌게 해왔다"며 "후배들도 이 극장에서 각자의 이상과 꿈을 펼치면서 즐겁게 일함으로써 성과를 내고 그것이 관객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계획을 묻자 이 센터장은 "조금씩 우리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며 "대극장에는 역삼동에서 해왔던 프로그램을 이어서 올리고 소극장에서는 아티스들과 여러 협업 구조를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기획공연 시리즈 '콤파스23'(CoMPAS23)의 라인업으로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윈튼 마살리스 재즈 콘서트, 연극 '파우스트' 등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 8편이 계획돼 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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