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추가 무기 요청에… 美 “전 세계 분열 우려” 온도차
“러 몰아내려면 더 많이 필요”
젤렌스키, 美 의회서 지원 호소
바이든 “러, 전쟁 끝낼 생각 없어
우크라, 푸틴과 대화서 성공할 것”
젤렌스키, 협상 가능성에 선 그어
‘첩보작전’처럼 訪美 극비리 진행
북해 접근 땐 美·나토군이 호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21일(현지시간) 오후 2시 백악관으로 검은색 대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들어와 남쪽 잔디광장 사우스론으로 향했다.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이동한 차량은 곧 바이든 대통령 부부 앞에 멈춰 섰고 해병대의 엄숙한 거수경례 속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차에서 내렸다. 전시 복장인 국방색 스웨터와 바지를 입고 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미 일정을 미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데 집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첨단 방공 미사일 체계인 패트리엇 지원을 약속하며 화답했다. 추가 무기 지원과 종전 협상 등을 두고는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바이든 대통령, 의회에 감사를 표시하고,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 국기에 담긴 바흐무트 병사들의 메시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앞)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하는 동안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뒷줄 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전선인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과 대치하고 있는 병사들의 메시지가 담긴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 연설에서는 러시아군을 완전히 몰아내려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의 싸움은 새러토가 전투처럼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자유를 위한 전쟁의 궤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미국 독립전쟁의 전환점인 새러토가 전투에 비유하며 지원을 호소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자신이 방문한 바흐무트에서 군인들이 사인한 우크라이나 국기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건네고 “군인들이 이 국기를 수백만명을 살릴 수 있는 결정권이 있는 미국 의회의 상하원 의원들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낼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겨울을 무기로 만들고 있으며, 사람들을 추위와 배고픔으로 죽게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걸음마다 함께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서로 가벼운 농담까지 주고받는 등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도 추가 무기 지원과 전쟁의 향방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은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 방미는 폴란드를 출발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백악관도 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 1시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를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열차로 폴란드까지 이동한 뒤 호위 속에 미국 군용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기는 독일, 영국을 거쳐 서쪽으로 이동한 뒤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러시아 잠수함이 활동하는 북해에 접근했을 때는 미군과 나토군 전투기가 호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엔 오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평소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백악관 북쪽 도로가 통제되고, 백악관 비밀경호국(SS) 대원들은 특수 망원경을 통해 인근 건물 옥상을 꼼꼼히 살폈다. 백악관으로 통하는 통로에는 경찰 인력이 집중 배치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와 만나 정상회담에 대해 “예측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좋은 만남이 될 것이고, 매우 중요한 만남이 될 것이다. 한번 지켜보자”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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